사회

[천지인뉴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3년째 ‘강제노동’ 외면…한국도 3년 연속 불참

[천지인뉴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3년째 ‘강제노동’ 외면…한국도 3년 연속 불참

정범규 기자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니가타현 사도광산 인근에서 12일 추도식을 열었지만, 올해도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에서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한 일본의 약속이 있었지만, 추도식은 3년째 한일 양국이 함께하지 못하는 ‘반쪽 행사’로 열렸다.

“본 이미지는 관련 기사 내용을 시각적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하마모토 유키야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은 추도사에서 한반도 출신 노동자들이 전쟁 중 위험하고 가혹한 갱내 환경에서 고된 노동에 종사했다고 밝혔다. 사도광산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에게 애도를 표했지만, 조선인 노동자 동원의 ‘강제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일본 측과 추도사 내용을 두고 협의를 벌였으나 핵심 쟁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일본 측 추도식에 3년 연속 불참했다. 정부는 일본 측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권고를 충실하고 완전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했으며 별도의 자체 추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추도식은 니가타현과 사도시,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주최했으며 약 70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헌화했다.

그러나 추도식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인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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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추도식 문제는 단순히 한 차례 행사의 표현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이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국제사회에 밝힌 ‘전체 역사’ 반영 약속과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사도광산은 2024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당시 한국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을 포함한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가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본은 등재 과정에서 사도광산에서 일했던 모든 노동자를 위한 추도식을 매년 개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세계유산 등재 이후 열린 2024년과 2025년 추도식에 이어 올해까지 일본 정부 대표의 추도사에서 조선인 노동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표현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한국 정부와 유족들은 일본 측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별도의 추모 행사를 이어왔다.

이 문제는 유네스코에서도 다시 지적됐다.

지난 7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제출한 사도광산 보존현황보고서를 평가하면서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기 위한 일본 측 조치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위원회는 광산 개발의 모든 기간에 걸친 전체 역사를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해석·전시 전략과 시설을 개선하도록 일본에 권고했다. 한국 정부는 여기서 말하는 ‘전체 역사’에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과 노동의 역사도 포함된다는 입장이다.

세계유산은 특정 시대의 영광이나 산업적 성취만을 골라 기억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 장소에서 실제로 벌어진 역사 전체를 후대에 전달하는 것이 세계유산 등재의 중요한 의미 가운데 하나다.

사도광산 역시 에도시대 금광의 역사와 일본 산업 발전 과정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일제강점기 그곳으로 동원돼 위험한 환경에서 노동해야 했던 조선인들의 역사도 함께 존재한다.

일본 정부가 추도식에서 노동환경의 고됨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조선인들이 왜 그곳에서 노동하게 됐는지에 대한 강제성 문제를 계속 외면한다면 ‘전체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약속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3년째 이어진 한일의 별도 추모는 양국이 희생자를 함께 추모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다시 보여줬다. 이제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 밝힌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가 사도광산을 둘러싼 역사 문제의 핵심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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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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