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나주 금성산서 찾은 ‘황자화통’…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 화약무기로 확인

[천지인뉴스] 나주 금성산서 찾은 ‘황자화통’…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 화약무기로 확인

정범규 기자

나주 금성산에서 발견된 소형 화약무기 ‘황자화통(黃字火筒)’이 현존하는 우리나라 화약무기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로 확인됐다. 2023년 우연히 발견된 뒤 3년 동안 과학적 분석과 전문가 연구를 거쳐 제작 시기와 명칭, 제작자 등을 확인한 결과다.

황자화통에는 모두 28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를 판독한 결과 무기의 이름뿐 아니라 ‘정사년 12월’이라는 제작 시기, 무게 1근 14량, 제작 감독자인 녹사 안휴보(安休甫), 장인 ‘석(石)’의 이름까지 확인됐다. 제작연도는 1377년 고려 우왕 3년 또는 1437년 조선 세종 19년으로 좁혀졌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21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연구소는 현재 자료만으로 1377년과 1437년 가운데 정확한 제작연도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경우든 국내에서 발견·발굴된 화약무기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황자화통의 발견 과정부터 흥미롭다.

유물은 2023년 11월 나주 금성산의 ‘미확인 지뢰지대’에서 발견됐다. 등산로 공사를 앞두고 지뢰 탐지 작업을 벌이던 중 땅속에서 우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는 23.75㎝, 구경은 1.66㎝, 무게는 1,032g이다.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소형 화기로, 화약을 이용해 화살이나 탄알을 발사하는 무기다. 당시 주력 무기였던 활과 비교해 사거리와 파괴력을 크게 높인 무기로 설명된다.

발견 이후 나주연구소는 3년에 걸쳐 과학적 분석과 여러 차례 전문가 자문을 진행했다. 유물의 진위와 제작 시기,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결정적인 단서는 화통에 새겨진 글자였다.

천신장군암 신점 전화점사 상담 안내
천신장군암 신점 · 전화점사 상담
부부 · 자녀 · 금전 · 취업 · 빙의 · 퇴마 상담
※ 전화 버튼을 눌러도 자동 결제되지 않습니다.
일반 전화 통화로 연결됩니다.

손잡이 나무를 끼우는 부분인 모병(冒柄)에 27자, 발사체가 나가는 총부리(觜)에 1자 등 총 28자의 음각 명문이 남아 있었다.

모병에는 ‘丁巳十二月日 鍊 黃字火筒 重一斤十四兩 監造錄事安休甫 匠人石’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이를 풀이하면 ‘정사년 12월에 황자화통을 만들었다. 무게는 1근 14량이다. 감독자는 녹사 안휴보이고, 장인은 석이다’라는 의미다. 총부리의 ‘팔(八)’자는 화기 제작번호 또는 관리번호로 추정된다.

‘황자(黃字)’라는 이름에도 당시 무기 관리체계의 흔적이 남아 있다.

황자는 천자문의 글자 순서에 따라 사물을 분류했던 고려·조선시대의 분류체계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명문에 등장하는 ‘감조(監造)’는 제작 감독자를 의미하며 ‘녹사(錄事)’는 관서의 실무를 담당하던 관직이다.

고려 말 군기감에 녹사가 배치된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에도 군기감 소속 녹사가 무기 주조를 담당한 기록이 확인된다. 연구소는 이를 당시 국가가 무기의 제작과 감독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로 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정확한 제작연도다.

명문에 기록된 ‘정사(丁巳)년’은 화약무기 발달사와 관련 문헌을 종합하면 1377년 또는 1437년으로 좁혀진다.

1377년은 고려 우왕 3년으로, 최무선의 건의에 따라 화통도감(火桶都監)이 설치돼 국가 차원에서 화약무기 생산을 시작한 해다.

1437년은 조선 세종 19년으로 화약무기의 개량이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기다. 새로운 형태의 화기가 규격화된 1445년보다 앞선다. 다만 비교할 실물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두 연도 가운데 어느 쪽인지는 현재 단계에서 단정할 수 없다.

황자화통의 구조 역시 초기 화기의 특징을 보여준다.

화약을 넣는 약통 내부가 둥근 형태인데, 이는 화약과 발사체를 하나의 통에 넣어 발사했던 초기 화기에서 나타나는 구조다. 화약의 폭발력을 발사체에 전달하기 위해 격목(擊木)을 사용했던 세종대 개량 화기의 구조와 차이가 있다.

과학적 성분 분석에서도 오래된 화기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황자화통은 구리와 주석, 납을 주성분으로 하는 청동 주조품으로 확인됐다. 주석 함량은 10wt% 이내로 조절돼 있었는데, 연구소는 화약 폭발 때 화통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청동의 강도와 연성을 함께 확보하기 위한 기술로 설명했다.

미세조직에서는 제련 과정에서 남은 황과 규소, 은 등의 불순물도 확인됐다. 연구소는 이러한 특징이 근래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라 전통적인 청동 주조 방식으로 제작된 유물임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황자화통은 오는 9월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직접 볼 수 있다.

나주연구소는 발견 유물 속보전을 열어 황자화통 실물을 공개하고 이번 조사와 과학적 분석을 통해 확인된 연구 성과도 국민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글은 자료 정리 과정에서 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으며,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 중 일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