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이란 ‘7일 종전안’ 거부 하루 만에 추가 협상…호르무즈·핵 담판 이어지나
트럼프, 이란 ‘7일 종전안’ 거부 하루 만에 추가 협상…호르무즈·핵 담판 이어지나
정범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제시한 종전안을 거부한 지 하루 만에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국제유가와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다시 협상 테이블을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현지시간 이번 주 이란과 추가 협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소식통들은 이르면 28일 미국과 이란 사이에 카타르가 중재하는 간접 대화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은 이란 핵 문제에서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있고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의 주요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협상 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협상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이른바 ‘7일 계획’을 거부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핵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포함한 제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조건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측의 설명은 다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재국들로부터 미국이 이란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이란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했다.
핵심은 일정한 조건이 충족될 경우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핵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이다.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는 문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바라보는 협상의 출발점부터 차이가 크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미국의 해상 봉쇄 문제를 앞세우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협상의 가장 중요한 열쇠 가운데 하나다.
전쟁 이전 전 세계 석유와 가스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해왔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때마다 국제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 주말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2천만 배럴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한 외신 보도에서는 지난 25일 약 2천200만 배럴의 원유가 해협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으로서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부담이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 내 물가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선택지도 완전히 닫지 않았다.
이란에 대한 공격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결국 현재 미국의 전략은 협상과 군사적 압박을 동시에 유지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란 역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외교의 문을 닫지 않고 있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외교가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중재국을 통한 미국과의 간접 협상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협상이 실제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해상 봉쇄, 이란 핵 프로그램 등 핵심 쟁점에서 양측의 요구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직후 다시 추가 협상을 예고했다는 점은 군사적 충돌과 외교적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재의 중동 정세를 보여준다.
이르면 28일 재개될 수 있는 미국과 이란의 간접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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