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주진우 “이재명 골프 중독 치료” 특검법 발의…대통령 골프에 특별검사까지, 황당한 정치공방
[천지인뉴스] 주진우 “이재명 골프 중독 치료” 특검법 발의…대통령 골프에 특별검사까지, 황당한 정치공방
정범규 기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을 문제 삼아 이른바 ‘이재명 황제골프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주 의원은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대통령의 ‘골프 중독 치료’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대통령의 재난 대응과 공적 예산 사용을 검증하겠다는 취지지만, 특별검사라는 예외적인 수사제도를 동원할 만큼 구체적인 범죄 혐의와 근거가 제시됐는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주 의원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당시 태릉 골프장에 있었던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사고 대응 과정에서 대통령의 직무유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가족의 골프장 이용 내역과 비용 결제 방식, 특수활동비 사용 가능성까지 특검 수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가족과 골프장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현장에서 사고를 보고받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직접 통화해 인명 피해 상황을 확인한 뒤 구조와 수습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방문 사실과 대통령의 직무유기 혐의가 성립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 주 의원의 의혹 제기가 실제 수사 필요성을 입증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의 골프 중독 치료와 예산 보호를 위해 특검법을 대표발의한다고 밝혔다.
특검 수사 대상으로는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와 해군 병사 실종 등 국가적 재난 당시 대통령의 골프 여부, 구조 및 수색 과정에서의 직무유기 가능성, 대통령 가족의 골프장 이용과 클럽하우스 특혜 여부를 제시했다.
여기에 골프 비용의 결제 내역과 자금 출처, 특수활동비 사용 여부, 대통령 자녀의 거주 공간 및 청와대 이전 과정에서의 예산 전용·낭비 가능성까지 포함했다.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에서 출발한 문제 제기가 가족의 사적 지출과 관저 관련 의혹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주 의원은 청와대가 대통령이 골프 비용을 자비로 결제했다고 설명한 데 대해서도 신용카드 결제 내역이나 현금 사용 출처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공직자의 사적 활동에 공적 예산이 부당하게 사용됐다면 당연히 조사할 문제다. 그러나 실제 예산 유용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가 제시됐는지, 일반적인 감사나 수사 절차로 확인하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특별검사는 통상 기존 수사기관의 독립성이나 공정성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사건 등에서 별도의 수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다. 정치적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안을 특검 대상으로 삼는다면 제도의 필요성과 비례성을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하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10일 대구 북구에서 발생한 상가 천장 붕괴 사고다.
주 의원은 당시 이 대통령이 태릉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으며, 현장 구조가 마무리된 뒤에야 청와대의 구조 지시 관련 발표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청와대는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사고를 보고받은 뒤 관계기관에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구조 작업 종료 시각과 청와대의 대외 발표 시각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대통령이 실제로 언제 보고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확정할 수는 없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보고 및 통화 기록, 지시 전달 시각 등을 확인해야 한다.
주 의원은 지난 7월 해군 병사 실종 당시와 5월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수습 기간에도 이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주장 역시 각각의 방문 사실과 재난 대응 기록을 구분해 검증해야 한다.
대통령이 재난 발생 시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는 중요한 국정 감시 대상이다. 다만 골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직무유기라는 법적 결론에 도달할 수는 없다.
특히 주 의원이 사용한 ‘골프 중독 치료’라는 표현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행위보다 상대 정치인을 자극적으로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는다. 실제 의학적 진단이나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정치적 비난의 표현이라는 점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번 특검법 발의 발표는 주 의원의 SNS 발언을 둘러싼 막말 논란과도 맞물렸다.
주 의원은 앞서 SNS에 ‘이재 명을 끊을 때’라는 댓글을 남겼고, 민주당은 이를 대통령의 생명을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해당 표현이 테러 협박이나 막말이라는 민주당의 해석에 반발하며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비판을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했다.
같은 날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주진우·김태규·이진숙 의원의 언행을 문제 삼아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세 의원의 발언과 행동을 비판하면서 국정감사 기간에는 국민의 삶을 개선할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대응 방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재난 당시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문제가 있었다면 기록과 증거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대로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특별검사 제도가 정치적 공방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
국정감사는 행정부를 감시하고 국민의 세금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검증하는 자리다. 주 의원이 제기한 의혹의 사실관계와 특검 도입의 필요성은 정치적 수사보다 객관적인 자료와 법률적 기준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
■ 정범규 기자의 시선
윤석열 골프 취재 기자는 경찰에 신고한 경호처, 이재명 골프에는 국민의힘이 ‘중독 치료 특검’…같은 태릉골프장, 다른 정치적 잣대인가
2024년 11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국민의힘 소속 대통령이었다.
윤 대통령이 태릉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장면을 취재하던 CBS 기자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에게 제지당했고, 결국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당시 취재 장소는 골프장 울타리 밖 일반 시민들이 통행하던 산책로였다.
CBS 측에 따르면 경호처 직원들은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촬영물 삭제를 시도했으며, 취재 경위와 제보자까지 확인하려 했다.
경호처는 기자를 경찰에 신고했다.
대통령 경호처는 적법한 경호 활동이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기자협회는 언론 자유를 침해한 사건이라며 대통령실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를 취재하던 기자가 오히려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2026년 10월, 같은 태릉골프장에서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골프가 논란이 됐다.
그런데 정치권의 대응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을 문제 삼아 ‘이재명 황제골프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것도 대통령의 ‘골프 중독 치료’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말이다.
여기서 국민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를 칠 때는 그 장면을 취재하던 기자가 경호처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이 골프를 치자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은 특별검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골프를 바라보는 정치적 기준까지 달라져도 되는가.
물론 2024년 CBS 기자를 경찰에 신고한 주체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경호처였다.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가 해당 신고를 지시하거나 직접 관여했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대통령 재임 당시 발생한 언론 취재 제지 사건과, 현재 같은 정당 소속 의원이 다른 대통령의 골프를 문제 삼아 특검을 요구하는 상황은 비교해 볼 만하다.
특히 당시 국민의힘이 언론의 대통령 골프 취재권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옹호했는지, 경호처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의 골프 취재를 둘러싼 언론 자유 논란에 어떤 입장을 취했는가.
그리고 지금은 어떤 구체적인 범죄 혐의와 증거를 근거로 특별검사까지 요구하는가.
이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이 있어야 정치적 기준의 일관성을 판단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당시 대통령이 골프장에 있었다면 실제 사고 보고 시각과 지시 내용, 구조 대응 과정이 적절했는지 검증해야 한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받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통화해 구조와 수습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주 의원은 해당 설명이 왜 사실과 다른지, 어떤 직무상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사실과 대통령이 직무를 유기했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다른 문제다.
공적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했거나 가족에게 부당한 특혜가 있었다면 그 역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의혹을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특별검사 도입의 필요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골프 중독 치료’라는 표현은 범죄 혐의에 대한 법적 설명이 아니라 정치적 비난이다.
특별검사는 대통령의 골프 습관을 치료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재난 대응 기록과 예산 집행 내역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해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골프를 취재한 언론인에게도 정당한 취재의 자유가 보장돼야 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 역시 객관적인 검증 대상이 돼야 한다.
문제는 대통령이 누구냐가 아니라 같은 원칙이 적용되고 있느냐다.
국민의힘 소속 대통령의 골프 취재 과정에서 언론 자유 침해 논란이 벌어졌던 과거와, 민주당 소속 대통령의 골프를 놓고 국민의힘 의원이 특검을 요구하는 현재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를 취재하던 기자는 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는가. 이재명 대통령의 골프에는 왜 특별검사까지 필요한가.
두 사건 모두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과 근거가 필요하다.
정치적 상대가 바뀌었다고 감시의 원칙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국민이 국회에 요구하는 것은 상대 정당 대통령을 향한 자극적인 표현의 경쟁이 아니다.
권력을 감시할 때도, 언론의 취재 자유를 보호할 때도, 국민의 세금 사용을 검증할 때도 일관된 기준을 지키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골프가 문제라면 증거로 따져야 한다.
특검이 필요하다면 그 필요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의 대응과 지금의 요구가 다르다면, 그 차이를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져야 할 정치적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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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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