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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뉴스 사설] 김지용을 반대하는 사람만 탓하지 말고, 왜 김지용이어야 하는지 답하라

[천지인뉴스 사설] 김지용을 반대하는 사람만 탓하지 말고, 왜 김지용이어야 하는지 답하라

검찰개혁의 상징인 초대 중수청장 인선, 적격성 검증보다 반대론자 비판이 앞서서는 안 된다

정범규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4일 열린다. 그런데 청문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권의 풍경은 낯설다.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해야 할 정치권에서 반대 의견을 제기한 인사들의 언행이 또 다른 논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미애 경기도지사,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공개적인 자격 시비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임은정 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하다. 김지용 후보자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왜 반대하는지 살펴보는 것과, 그들을 비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오류가 있다면 근거를 들어 반박하면 된다. 그러나 그들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하거나 조직 기강의 문제로 몰아간다면, 정작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은 뒤로 밀린다.

왜 하필 김지용인가. 왜 그가 검찰개혁 이후 새롭게 출범한 중수청의 초대 청장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번 인사청문회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

김 후보자는 오랜 기간 검찰에서 근무한 검사 출신이다. 검찰 수사 실무와 조직 운영 경험은 분명 평가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중수청은 기존 검찰 조직을 그대로 옮겨놓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 아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재편하고, 새로운 수사기관의 책임성과 독립성을 확립하겠다는 개혁의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초대 중수청장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단순한 수사 경험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검찰 권한의 집중이 어떤 문제를 낳았는지 이해하고, 새로운 제도가 추구하는 원칙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도 검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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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과거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검찰의 보완수사 필요성을 설명한 이력이 있다.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청구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도 참여했다. 김 후보자는 징계 절차가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해 성명에 동참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과거의 특정 입장만으로 오늘의 적격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검찰개혁의 방향과 충돌할 수 있는 이력이 있다면, 그 이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극복할 것인지 설명하는 것은 후보자의 책임이다.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이 제기한 문제도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임 청장은 지난 9월 김 후보자를 향해 공개 질의를 제기했다. 채널A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사건에서 자신이 수사·기소에 반대했다는 김 후보자의 설명에 대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이견을 제시했고 이의제기권을 행사했는지 물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주장했던 이유가 범죄 피해자 보호였다는 설명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검찰 조직의 권한을 보호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임 청장은 특히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감찰1과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진동균 전 검사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과거 감찰 담당자들의 직무유기를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감찰 업무를 책임졌던 인사가 실제로 어떤 민원을 접수했고, 어떤 판단을 내렸으며, 그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초대 수사기관장의 자격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다.

물론 임 청장의 주장이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당시 업무 처리 경위에 대한 해명도 제시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곧바로 사실로 인정하는 일이 아니라 관련 기록과 업무 처리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그런데 후보자의 과거 감찰 업무를 둘러싼 의혹을 검증해야 할 시점에, 정작 문제를 제기한 임은정 청장이 감찰 대상에 올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임 청장의 공개 발언이 고위공직자로서 적절했는지, 직위를 이용한 정치적 행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감찰을 지시했다. 중수청은 12일 감찰 지시 공문을 접수하고 감찰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조직 기강을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 고위공직자에게도 직무상 의무가 적용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임은정 청장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검증과, 임은정 청장의 발언에 대한 감찰 가운데 무엇이 먼저 국민에게 설명돼야 하는가.

감찰의 적법성은 법률과 구체적인 발언 내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후보자의 적격성을 문제 삼은 인사에 대한 감찰이 청문회를 앞두고 신속하게 진행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위축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새롭게 출범한 중수청에서 초대 청장 후보자를 비판한 지방청장이 사실상 첫 감찰 대상이 됐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권력기관의 내부 비판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출범 초기부터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김 후보자 역시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수사 간부의 인사 공개 비판이 조직 기강을 훼손하는 부적절한 행위라는 취지로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임명된다면 임 청장과 협력해 중수청의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두 입장 사이에는 국민이 확인해야 할 문제가 남는다. 조직 기강을 강조하는 것이 정당한 내부 문제 제기까지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어떤 기준을 세울 것인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공익적 문제 제기까지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지 않을 것인가.

임 청장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자료로 반박하면 된다. 그것이 새로운 수사기관의 수장에게 기대하는 태도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의 비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 의원은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둘러싼 상황을 다시 거론했다. 당시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퇴하면서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의 동력이 약화됐다는 것이 박 의원의 평가다.

박 의원은 고 전 차관이 김지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을 비판하면서,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 관여했던 인사들이 후보자 검증 과정에 등장하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의 발언에는 강한 정치적 평가가 담겨 있다. 이를 그대로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비판이 제기하는 질문 자체는 검토할 가치가 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에 반대했던 자신의 판단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당시 검찰 지휘부의 집단적 대응과 검찰 조직의 정치적 중립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었다고 보는가. 과거 검찰 내부의 집단적 의사표시와 오늘날 임은정 청장의 공개 비판을 서로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명확한 답변이 필요하다.

김용민 의원과 추미애 경기지사의 반대 역시 단순한 개인적 불만이나 정치적 강경론으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제기하는 핵심은 새 수사기관의 수장으로서 김 후보자가 검찰개혁의 취지에 부합하는 인물인가 하는 문제다.

물론 이들의 판단에도 반론은 가능하다.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새 기관의 수장을 맡을 수 없다고 한다면 그것 역시 합리적인 인사 원칙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문성과 개혁 의지는 반드시 서로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는 김 후보자가 두 요소를 모두 갖췄다고 판단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청와대는 추가 검증을 거쳐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기존 판단을 유지했고, 후보자 측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가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는 사실만으로 국민의 의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추가 검증에서 무엇을 확인했고, 어떤 근거로 김 후보자가 초대 중수청장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결격 사유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과 검찰개혁의 상징인 초대 중수청장으로 적합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임명을 가로막을 결정적 하자가 없다는 설명이 아니다. 검찰개혁의 상징적인 기관을 왜 김지용 후보자에게 맡겨야 하는지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한다는 말이 후보자 검증을 자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검찰개혁을 국정의 중요한 과제로 추진하는 정부라면 초대 수사기관장 인선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개혁의 성패가 제도 설계뿐 아니라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에게도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에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후보자를 반대하는 의원들의 판단이 잘못됐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해야 한다. 공개적인 이견 표출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비판 자체를 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당내 비판이 거세다는 사실이 대통령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충분한 검증 없이 임명을 강행했다가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그 부담은 대통령과 정부 전체가 떠안게 된다.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의 태도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일부 보도에서 후보자의 적격성보다 여권 내부 갈등과 반대 인사들의 발언이 더 부각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모든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를 옹호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국민의힘에서는 김 후보자 인선과 임은정 청장 감찰을 모두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렇다면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여권의 갈등을 흥미로운 정치적 충돌로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론자들의 주장과 후보자 측의 반론을 같은 수준에서 검증하고, 초대 중수청장으로서의 자격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일이다.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도 정부의 특정 인사에 반대할 수 있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도 대통령의 인사 판단을 비판할 수 있다. 민주주의에서 이러한 이견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정책과 인사의 오류를 줄이는 검증 과정이다.

지금 청와대와 김 후보자가 해야 할 일은 반대하는 사람들의 발언을 문제 삼는 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권한을 옹호했던 입장과 현재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검찰 재직 시절 제기된 감찰 관련 의혹을 어떤 자료로 해명할 것인지, 새로운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특히 임은정 청장에 대한 감찰이 적법하게 진행되는지와 별개로, 임 청장이 제기한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에 대한 의혹도 독립적으로 검증돼야 한다. 문제 제기자의 발언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가 제기한 문제의 진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인사청문회는 김지용 후보자가 자신의 경력을 설명하는 자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 이후 대한민국의 중대범죄 수사를 어떤 원칙으로 운영할 것인지 국민에게 약속하고 검증받는 자리여야 한다.

청와대와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같은 책임이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한 인사가 반드시 잘못된 인사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왜 그 사람이어야 하는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채 임명을 추진한다면, 그것은 정부 스스로 인사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일이다.

김지용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면 그 이유를 밝히라.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틀렸다면 근거로 반박하라.

그리고 임은정 청장의 발언을 감찰해야 한다면, 그 감찰이 정당한 문제 제기를 억누르는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부터 국민에게 입증하라.

검찰개혁의 출발점은 권력기관이 국민에게 설명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그 원칙은 새 중수청장 후보자에게도, 그를 지명한 대통령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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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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