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김정은, 신압록강대교 건너 중국 전격 방문…북중 밀착 속 트럼프와 북미 대화 주목
[천지인뉴스] 김정은, 신압록강대교 건너 중국 전격 방문…북중 밀착 속 트럼프와 북미 대화 주목
24일 단둥서 중국 권력 서열 4위 왕후닝과 회담…6·25전쟁 중국군 참전 76주년 맞아 혈맹 강조
12년 만에 개통된 신압록강대교로 경제협력 확대 기대…11월 트럼프 방중 앞두고 한반도 외교 변수 부상

정범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전격 방문해 북중 관계 강화를 강조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외교적 변수가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의 정상회담 없이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을 만나 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와 실질적 협력 확대 의지를 확인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24일 이뤄졌으며 김 위원장은 당일 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특히 오랜 기간 개통이 지연됐던 신압록강대교를 이용하면서 북중 교역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중이 향후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이 전날 중국 단둥을 방문해 중국인민지원군의 6·25전쟁 참전 76주년을 기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군의 참전을 기념하는 항미원조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양국의 역사적 관계를 강조했다.
북한은 중국군의 참전을 양국 관계의 중요한 역사적 기반으로 평가해 왔다. 이번 방문에서도 김 위원장은 중국과 북한이 피로 맺어진 우호관계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측에서는 왕후닝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왕 주석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인사를 전달했으며,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마련된 연회에도 김 위원장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는 조용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최선희 외무상, 김여정 노동당 부장 등 북한 핵심 인사들이 동행했다. 중국 측에서도 왕이 외교부장 등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단둥의 자동차 생산시설도 방문했다. 양측은 기존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 분야를 포함한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신압록강대교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는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측 연결도로와 통관시설 문제 등으로 오랫동안 정상 개통되지 못했다.
최근 개통된 이 다리를 김 위원장이 직접 이용하면서 북중 간 물류와 인적 교류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압록강대교는 기존 압록강 교량의 물류 부담을 줄이고 대형 화물차와 컨테이너 운송을 확대할 수 있는 교통 기반시설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가운데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교역과 물류 기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교량 개통이 곧바로 대북제재 완화나 모든 품목의 교역 자유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제한은 여전히 적용된다.
외교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직접 만나지 않았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시 주석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이번 방문은 베이징이 아닌 국경도시 단둥에서 진행됐고 일정도 하루 만에 끝났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보다 북중 혈맹을 상징하는 행사와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춘 방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대외적으로 부각하려는 외교적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과거 김 위원장은 2018년과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방중을 북미 대화 재개와 연결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시와 현재의 외교 환경에는 차이가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해 왔으며 중국과의 관계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조건 역시 과거와 달라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조율보다는 북중 관계 강화와 경제협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 일정이나 협상 의제를 공식 발표하지 않은 만큼 실제 대화 재개 여부는 추가적인 외교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
한국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이해관계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김정은의 단둥 방문은 북중 관계의 역사적 상징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국경 교역 확대의 기반을 드러낸 일정이었다.
향후 신압록강대교를 통한 실제 교역 변화와 북중 고위급 교류, 11월 미중 정상 외교 일정에서 북한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다뤄질지가 주요 관찰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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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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