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조작기소 특검법 법사위 소위 통과…국민의힘 집단 퇴장, 여야 정면충돌
[천지인뉴스] 조작기소 특검법 법사위 소위 통과…국민의힘 집단 퇴장, 여야 정면충돌
민주당, 윤석열 정부 조작수사·표적기소 의혹 규명 추진…공소취소 논란 조항 삭제하고 수사 대상 확대
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법안” 반발…5일 본회의 처리 추진에 필리버스터 등 총력 저지 예고

정범규 기자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과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법안이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법안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겨냥한 특혜성 입법이라고 반발하며 오전 전체회의에서 집단 퇴장하는 등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민주당은 논란이 됐던 특검의 공소취소 관련 권한을 삭제하고 수사 대상을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까지 확대하는 수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수정 이후에도 법안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심사를 마무리하고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와 장외집회 등 가능한 대응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법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이 국회 본회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법안의 정식 명칭은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 등 수사기관이 당시 야당 정치인과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대상으로 표적수사와 조작기소를 했다는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발의된 법안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관련 수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성남FC 후원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사건 등 12개 사건이 수사 대상으로 포함됐다.
민주당은 해당 사건들의 수사 과정에서 증거 왜곡이나 부당한 진술 확보, 정치적 목적의 기소가 있었는지 특별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기존 수사 대상 12개 사건 가운데 8개가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애초 법안에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취소를 유도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해당 논란 조항을 삭제했다.
특검이 검사가 수사·기소하거나 공소를 유지하고 있는 사건의 이첩을 요구하는 권한을 없애고, 특검 직무 범위가 기존 사건의 공소취소권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수정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공소취소 관련 조항 삭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초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들을 추가했다.
추가된 수사 대상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의혹 사건 수사,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수사, 사드 기밀 유출 관련 수사,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관련 수사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특정 정치인 한 사람의 사건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 시기 수사기관의 권한 행사 전반을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는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 진행 방식과 특검법 상정에 반발하며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2027년도 예산안 상정과 심의를 먼저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예산안 심의를 위해 예정된 회의에 논란이 큰 특검법을 함께 상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항의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목적으로 하는 법안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서 위원장은 공소취소 관련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는데도 이를 같은 성격의 법안으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 노트북에 특검법 상정 중단을 요구하는 문구를 부착한 뒤 집단 퇴장했다.
이후 박형수 의원만 회의장에 다시 들어와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은 특검법을 상정해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로 회부했다.
오후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수정안이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법안에 대한 충분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통령 관련 사건에 특혜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김의겸 법사위 간사는 윤석열 정부 당시 제기된 조작수사와 표적기소 의혹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특검에 직접적인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수정한 만큼, 법안의 목적은 기존 형사재판의 결론을 미리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위법행위 여부를 조사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관련 조항을 삭제하더라도 수사 대상의 상당 부분이 현직 대통령 관련 사건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또한 법안이 당론으로 채택된 직후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논쟁에서는 특검이 과거 수사기관의 위법행위를 조사하는 것과 기존 기소 사건의 법적 효력을 변경하는 문제가 구별돼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쟁점이다.
조작수사나 증거 왜곡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수사기관과 담당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의혹을 조사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가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특검의 공소취소 관련 권한을 삭제하면서 이러한 논란을 해소하려 했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법안의 수사 대상과 추진 배경을 문제 삼고 있다.
법안의 최종 내용과 특검에 부여되는 수사권한은 국회 전체회의 및 본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민주당은 5일 본회의 처리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비롯한 국회 내 대응과 장외집회 등으로 법안 처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검법을 둘러싼 갈등은 윤석열 정부 시기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적법성에 관한 의혹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 현직 대통령 관련 사건을 포함한 특별검사 수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법안은 법사위 소위원회를 통과한 단계이며, 전체회의 최종 의결과 본회의 통과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여야가 특검의 필요성과 수사 범위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5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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