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준석 투표는 사표 아냐, 미래에 대한 투자”

온라인 채널서 사실상 이준석 지지 발언… 당내 ‘배신’ 비판 봇물
박정훈 “하와이에 정착하라”, 김근식 “후안무치한 자가당착” 반발
개혁신당 김철근 “홍 시장의 응원,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

정범규 기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5월 25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에 대해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발언하면서 사실상 지지를 선언해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한 지지자가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국민의힘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리자, 해당 글에 댓글로 이같은 입장을 남겼다.

이 발언은 곧바로 파장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한동훈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자가 우리 당 대표였다니, 그냥 하와이에 정착하시길”이라며 홍 전 시장을 겨냥했고,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 역시 “당 대표 두 번, 대선후보 두 번, 국회의원·시장·도지사까지 온갖 당의 혜택을 다 받은 사람이 이제 와서 이준석을 찍으라니, 자가당착이고 후안무치이며 적반하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개혁신당 김철근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역시 홍 전 시장의 판단은 정확하다”며 “홍 전 시장의 응원에 힘입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화답했다. 개혁신당 측은 이 발언을 사실상 ‘보수 진영 내부의 세대교체 지지’로 해석하며 고무된 분위기다.

홍준표 전 시장은 당초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탈락한 뒤 탈당해 미국 하와이로 출국했다. 이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특사단을 파견해 홍 전 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요청했지만, 홍 전 시장은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결국 이번 발언은 단순한 개인 의견 표명이라기보다는, 국민의힘 기득권에 대한 거부와 함께 보수 진영 내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또 하나의 정치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