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두 테헤란 떠나라”…이스라엘-이란 충돌 격화 속 ‘핵합의 압박’



정범규 기자
이스라엘, 테헤란 국영방송 공습…전면 충돌 우려 고조
트럼프, G7 중 귀국 “휴전보다 훨씬 큰 일”…협상 대신 경고
“이란 핵무기 절대 불가…합의 안 하면 더 큰 일 벌어질 것”
중동 정세가 급속히 악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하며 사실상 ‘소개령’ 수준의 발언을 내놓았다. 이란을 향한 군사·외교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 재개를 위한 정치적 수싸움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내가 서명하라고 했던 핵합의에 응했어야 했다”며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며, 인명의 소모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간단히 말해서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되며, 이는 내가 수차례 강조해온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는 문장을 통해 미국인을 비롯한 현지 체류자들에게 사실상 철수를 요구했으며, 동시에 이란 내 민간인을 겨냥한 ‘생명 보전’ 메시지로도 읽히고 있다. 이 발언 직후, 전 세계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실제로 이란과의 전면적 대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자국 공식 엑스(X, 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페르시아어로 “테헤란 전역과 특히 3구 지역의 이란 군사시설에 대해 수 시간 내 공습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 경고했다. 실제로 테헤란 북부에 위치한 이란 국영방송 본사가 공습을 당한 것으로 이란 현지 매체가 보도했으며, 긴장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폭발 직전의 중동 정세 속에서도 핵합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접지 않았다. 그는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캐나다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그렇지 않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재차 압박성 발언을 던졌다. 이어 “이란이 서명하지 않는다면 멍청한 것”이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지난 15일 오만에서 6차 핵 협상을 예정했지만,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협상은 전격 취소됐다. 이란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고, 미국은 일단 외교보다 군사·정보 채널을 우선시하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중 돌연 귀국길에 올랐고, 귀국 이유에 대해 “이스라엘-이란 휴전과는 관련이 없다. 그것보다 훨씬 큰 일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가 휴전을 위해 귀국한다고 말한 것은 틀렸다”며 “그는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전혀 모른다. 고의든 아니든, 마크롱은 늘 틀린다”고 비꼬았다.
워싱턴 도착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언급한 “훨씬 큰 일”이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 군사작전 또는 대규모 전략 조율과 관련된 것이라면, 중동 정세는 더욱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번 상황은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미국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전략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이란과의 핵합의 복귀를 ‘성과’로 가져오려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일정 부분 동조하거나 묵인함으로써 강경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국제사회는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과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적 반응, 그리고 미국의 개입 가능성까지 복잡하게 얽힌 이 위기가 어디로 향하게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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