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전쟁범죄 책임 없이는 평화도 없다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휴전 선언 직후 레바논 공습이 확대됐다.
민간인 대규모 희생으로 국제사회 비판이 커지고 있다.
유엔과 인권단체는 즉각 중단과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중동의 긴장이 다시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어렵게 도출한 2주간의 휴전 합의가 발표된 직후, 이스라엘은 레바논 전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휴전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작동하기도 전에 무력화된 셈이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수도 베이루트를 포함한 지역에서 어린이와 여성 등 비전투원을 포함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전쟁의 비극이 다시 민간인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선다. 국제인도법이 명확히 금지하고 있는 무차별 공격과 비례성 원칙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무장세력을 겨냥했다는 명분이 존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는 정당화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는 휴전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공격 지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사실상 전면적 군사행동의 정당성을 스스로 주장하는 발언이지만, 국제법적 기준에서 보면 오히려 책임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국제사회 역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국제연합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레바논 상황이 “또 다른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즉각적인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했다. 유엔 인권기구 또한 이번 공습을 두고 “끔찍한 살육”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민간인 피해 규모와 잔혹성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국제 규범이 실제로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현장의 참상은 이러한 경고를 뒷받침한다. 병원들은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섰고, 구조 활동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 역시 잇따라 성명을 내고 민간인 보호 의무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즉각적인 공격 중단과 독립적인 조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목소리가 실제 군사행동을 멈추게 할 만큼의 힘을 아직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큰 위협은 갈등의 확산이다. 이란은 레바논 공습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다시 거론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경제 질서까지 흔들 수 있는 변수다. 미국 역시 휴전 유지 조건을 둘러싸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중동 전역이 다시 다층적 충돌 구조로 빠져들고 있다.
결국 핵심은 책임의 문제로 귀결된다. 민간인 수백 명이 희생된 상황에서, 이를 단순한 군사 작전으로 치부하고 넘어간다면 국제사회가 유지해 온 최소한의 규범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 전쟁범죄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책임자에 대한 명확한 법적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힘이 곧 정의’라는 위험한 논리가 다시 국제 질서를 지배하게 된다.
동시에 더 많은 목소리가 필요하다. 유엔과 국제 인권단체, 각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침묵은 곧 동조로 해석될 수 있으며, 비판 없는 상황에서는 폭력이 반복된다. 반대로 국제사회의 압박과 연대가 커질수록 군사행동을 제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결국 죄 없는 민간인의 희생을 막을 수 있는 힘은 이러한 집단적 목소리에서 나온다.
평화는 선언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책임을 묻고, 규범을 지키며, 반복적으로 경고하는 국제사회의 행동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실질적 조치다. 전쟁범죄에 대한 단호한 처벌 의지와 국제 공조가 뒤따를 때, 비로소 이 비극의 반복을 멈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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