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2개 제한’…충전·사용 전면 금지 국제기준 확정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이달 20일부터 1인당 2개까지만 허용된다.
기내 충전과 사용은 전면 금지된다.

항공기 안전을 위협해 온 보조배터리 관련 규제가 국제 기준으로 통일되면서 여객기 이용 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된다. 국토교통부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제안해 온 보조배터리 기내 안전관리 강화 방안이 국제민간항공기구 이사회 최종 승인을 거쳐 공식 국제기준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규정 변경을 넘어, 항공 안전 패러다임 자체를 ‘사전 차단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보조배터리는 기내 화재 위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으며, 특히 지난해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 사고 이후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다. 당시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선제적으로 반입 개수 제한과 기내 충전 금지, 선반 보관 금지 등의 조치를 시행했지만, 국가별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국제선 이용객들의 혼선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토부는 ICAO 회의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제안해 왔다. 위험물패널회의와 아시아·태평양 항공청장회의, ICAO 총회 등 다양한 다자 협의 채널에서 보조배터리 관리 기준 강화를 설득해왔고, 결국 국제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단일 기준 마련에 이르게 됐다.
개정된 기준의 핵심은 ‘불필요한 반입 최소화’와 ‘화재 발생 가능성 원천 차단’이다. 기존 국제기준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00Wh 이하 보조배터리에 대해 별도의 반입 수량 제한이 없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자체적으로 1인당 최대 5개까지 허용하는 기준을 운영해 왔지만, 앞으로는 국제기준에 따라 160Wh 이하 보조배터리 기준으로도 최대 2개까지만 반입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조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기내 사용 전면 금지다. 보조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충전하는 행위는 물론, 이를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다른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행위까지 모두 금지된다. 이는 단순한 수량 제한을 넘어, 발열과 단락 등 화재 유발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토부는 국제기준 개정에 발맞춰 국내 항공위험물 운송기술 기준도 개정 중이며, 제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공사와 공항 운영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현장 종사자 교육과 승객 안내 체계 정비를 병행해 제도 안착을 유도할 방침이다.
오는 20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이번 규정은 단순한 이용 불편을 넘어 항공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에서 이용객들의 이해와 협조가 요구된다. 특히 모바일 기기 의존도가 높은 현대 여행 환경에서 보조배터리 사용 제한은 체감도가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사전 준비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경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국제 공조를 통해 보다 실효성 있는 안전 규제가 마련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승객이 개정된 기준을 준수할 때 안전한 비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제기준 확정은 항공 안전 규제가 국가 단위를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수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기술 발전과 일상화된 전자기기 사용 환경 속에서 안전 기준 역시 계속해서 진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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