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국정원 “김주애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북한 4대 세습 현실화되나

[천지인뉴스] 국정원 “김주애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북한 4대 세습 현실화되나

정범규 기자

국정원, 김주애 잦은 공개 행보에 “북한 주민에게 지도자로 각인시키려는 목적”

올해 사격·신형 전차 조종 등 군사 분야 활동까지 잇달아 공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이어 김주애로 권력 승계될지 주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에 들어섰다는 국가정보원의 평가가 나왔다.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진 북한의 권력 세습이 김주애에게까지 이어질 경우 북한은 4대 세습이라는 전례 없는 권력 승계에 들어가게 된다.

국정원은 1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최근 김주애가 북한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전한 내용이다.

국정원은 김주애의 잦은 언론 노출에 대해 북한 주민들에게 지도자로 각인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김주애의 공개 활동이 단순히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군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주애는 올해 들어 사격하는 모습을 비롯해 북한의 신형 주력전차를 직접 조종하는 모습까지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지난 7월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 73주년 기념행사에서도 김 위원장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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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김주애 후계자 평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도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봐도 될 것 같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정원은 단순한 공개 활동의 정황만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신빙성 있는 첩보를 근거로 하고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이번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김주애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외부에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열병식과 군 관련 행사, 경제·외교·문화 행사 등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공개 활동의 범위를 넓혀왔다.

특히 김 위원장과 나란히 서거나 주요 행사에서 높은 의전을 받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공개되면서 김주애의 정치적 위상에 대한 분석이 이어져 왔다.

다만 국정원의 이번 판단을 김주애가 공식 후계자로 확정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북한이 김주애를 공식적으로 후계자라고 발표한 것은 아니며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 역시 외부에서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따라서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정보당국이 김주애의 공개 활동과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해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주애가 실제 김정은 위원장의 뒤를 잇게 된다면 북한의 권력구조에도 역사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을 거쳐 김주애까지 이어지는 4대 세습인 동시에 북한 역사상 최초의 여성 최고지도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향후 김주애가 노동당과 군 관련 행사에서 어떤 지위와 의전을 받는지, 북한이 김주애에게 정치적 직책을 부여하는지 등이 후계구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정범규 기자의 시선

김주애 후계설에서 눈여겨볼 대목 가운데 하나는 성별이다.

북한은 오랫동안 남성 중심의 권력구조와 가부장적 사회질서를 유지해왔다.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진 최고권력 역시 모두 남성이었다.

그런 북한에서 10대 여성인 김주애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이 복잡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의 남성 중심 문화와 군 중심 권력구조를 고려하면 여성이 최고지도자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상당한 장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김주애가 최근 사격이나 전차 조종 등 군사 분야 활동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 역시 향후 후계구도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반대편에서는 북한 권력승계에서 성별보다 훨씬 강력한 조건이 이른바 ‘백두혈통’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민주적 경쟁과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구조가 아닌 만큼 남성이냐 여성이냐보다 김씨 일가의 직계 혈통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권력승계에서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만약 김주애가 북한 최초의 여성 최고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곧바로 북한 사회의 성평등 진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한 명의 여성이 최고권력을 승계하는 것과 북한 여성들의 정치적·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부장적 사회구조 속에서도 최고권력의 혈통만큼은 성별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북한 체제의 역설을 보여주는 장면이 될 수도 있다.

김주애가 실제 후계자로 최종 확정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국정원이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라는 평가까지 내놓은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단순히 김주애가 후계자인지를 넘어 북한 사회가 여성 최고지도자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인지로도 옮겨가고 있다.

북한 최초의 여성 최고지도자가 탄생할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북한 사회의 뿌리 깊은 남성 중심 문화보다 강력하게 작동하는 것은 결국 성별이 아니라 ‘혈통’일 것인가.

앞으로 김주애의 공개 행보를 지켜봐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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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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