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민주당 “조희대, 선서 거부하고 해명만”…국민의힘엔 “국감 정쟁 멈춰야”
[천지인뉴스] 민주당 “조희대, 선서 거부하고 해명만”…국민의힘엔 “국감 정쟁 멈춰야”
정범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정감사 증인 선서 및 증언 거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대법관 인선과 사법부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김민석 당대표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떳떳하지 못하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대법원장의 마지막 도리”라고 주장했고, 한병도 원내대표는 “선서할 책임은 거부하고 해명할 권리만 누리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제2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관례를 이유로 증인 선서와 증언을 거부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비판과 의혹에는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대법관 제청권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헌법상 대법관 임명 절차는 대법원장의 제청뿐 아니라 국회의 동의와 대통령의 임명으로 구성돼 있다며 어느 한 기관의 독점적 권한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DMZ 지뢰 제거 문제에도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대표는 김지용 후보자에게 제기된 여러 의문을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DMZ 지뢰 문제와 관련해서는 군이 북한 지뢰를 폭파 방식으로 제거하고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발언과 불필요한 정쟁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김민석 대표의 발언에서 가장 강도가 높았던 대목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사퇴 요구였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증인 선서와 증언을 거부하고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에서 위헌 논란을 제기하는 것보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인 조 대법원장의 태도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한 원내대표는 조 대법원장이 관례를 이유로 증인 선서와 증언은 거부하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비판과 의혹에는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감사는 하고 싶은 말만 골라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대법관 제청권으로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대법원장의 제청권만 규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동의와 대통령의 임명 권한 역시 함께 명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다른 기관에서 대신 행사할 수 없는 권한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국회와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상 권한까지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 원내대표는 대법관 공석 장기화 문제를 거론하며 조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이유로 인선을 독점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제청권 행사 경위를 설명하라는 국회의 요구를 위헌적 간섭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며 대법관 공백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다만 대법원장에 대한 증인 선서와 증언 요구의 적절성, 사법부 독립 및 재판 관련 사항에 대한 국회의 질의 범위를 놓고는 헌법기관 사이의 권한과 관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될 수 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태도를 ‘책임 회피’라고 비판하는 반면 조 대법원장 측에서는 사법부 독립과 기존 국정감사 관례 등을 근거로 들고 있는 만큼, 정치적 공방을 넘어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에 답변 의무가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정감사 태도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첫날부터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의 고성과 거친 언행이 이어졌다며 김태규 의원을 직접 거론했다.
민주당 측 설명에 따르면 김 의원은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다른 의원의 질의 도중 발언한 뒤 발언권이 정지됐고, 이후 회의장 밖에서도 위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한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과거 발언과 관련해 징계안과 제명촉구결의안이 제출됐고 5·18 민주화운동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라고 주장하며 국정감사장에서의 언행까지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막말과 삿대질, 고성으로 국회와 국정감사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집권여당으로서 국정감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표는 DMZ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의힘과 각을 세웠다.
김 대표는 군이 DMZ 일대에 매설된 북한 지뢰를 폭파 방식으로 제거했고 앞으로도 지뢰 제거와 경계태세 강화, 북한에 대한 사과 요구 등을 통해 안보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군의 대응을 두고 무책임한 발언으로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불필요한 혼선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는 정치적 논쟁보다 검증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인사청문위원들에게 전달하고 당 차원에서도 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김 후보자 역시 자신에게 제기된 의문을 소상하고 성실하게 설명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의 발언은 조희대 대법원장 문제,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DMZ 지뢰 제거, 국정감사장에서의 여야 충돌이라는 서로 다른 현안을 관통하고 있다.
국정감사가 시작된 만큼 의혹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논란 역시 증인 선서 여부 자체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된 이유와 제청 과정, 국회가 요구한 자료와 답변의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정감사 태도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 역시 마찬가지다. 국정감사장에서 고성과 충돌이 반복될수록 정작 국민이 확인해야 할 정부 정책과 예산, 권력기관의 책임 문제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국정감사는 여야가 서로 목소리의 크기를 겨루는 정치 무대가 아니다.
대법원장이든 장관이든 정부기관장이든 국민을 대신한 국회의 검증을 받아야 하고, 국회의원 역시 그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자료를 중심으로 질문해야 한다.
결국 이번 국정감사의 평가는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냈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알고 싶었던 의혹을 얼마나 사실로 확인했느냐에 따라 내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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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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