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신장식 “검찰개혁 아닌 검찰개명”…간판만 바꾸고 검사 조직 그대로 둘 것인가
[천지인뉴스] 신장식 “검찰개혁 아닌 검찰개명”…간판만 바꾸고 검사 조직 그대로 둘 것인가
정범규 기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정부의 공소청 직제안과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검찰개혁의 후퇴를 경고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개혁의 취지가 조직과 인력 설계 과정에서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신 대표는 9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소청 검사 정원을 유지하는 직제안과 검찰 출신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을 문제 삼으며 현 상황을 “검찰 개혁이 아니라 ‘검찰 개명’”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청이라는 간판만 바꾼 채 기존 검찰 조직과 권한이 사실상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공소청 조직과 검사 정원을 둘러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조직을 유지하려는 기득권의 과도함이 없는지 국회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고, 이성윤 최고위원은 검찰에서 수사 업무가 빠졌는데도 검사 수가 줄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조직·인력·시행령까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가 이날 가장 강하게 문제 삼은 것은 검찰청 폐지 이후 만들어질 공소청의 조직 설계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단순히 ‘검찰청’이라는 이름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검찰이 오랫동안 보유해 온 수사와 기소 권한을 분리하고, 한 기관에 집중됐던 권력을 분산해 정치검찰의 재등장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개혁의 본질이다.
그런데 신 대표는 현재 추진되는 공소청 직제안이 이러한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소청 출범 이후에도 검사 정원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문제를 겨냥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 역시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신설 이후에도 법정 검사 정원이 현행 2천292명으로 유지되는 점을 문제 삼아 이를 1천528명으로 줄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신 대표는 정부의 직제안을 두고 검찰 기득권을 연장하기 위한 ‘꼼수와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검사 정원을 281명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 점도 강하게 비판했다.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도 도마에 올렸다.
신 대표는 김지용 후보자가 검찰 출신이라는 점과 함께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징계 청구에 검사들이 집단 반발할 당시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전력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 상황이 될 때까지 집권 여당인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님들은 왜 침묵했나”라고 물었다. 검찰개혁 후퇴를 용납할 경우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관계까지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목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검찰개혁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검찰권이 정치권력과 결합하거나 수사·기소권을 이용해 정치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민주적 통제의 문제다.
검찰청이라는 이름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개혁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수사권을 떼어냈는데 조직과 인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제도 운용 과정에서 다시 수사 영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통로가 남는다면 국민이 요구했던 권력기관 개혁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은 나오기 시작했다.
김민석 대표는 9일 공소청 조직 개편과 관련해 기득권 관점에서 과도한 조직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최민희 최고위원도 직제안에 대한 의견 수렴 기간을 연장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특히 이성윤 최고위원은 검사가 수사하지 않는다면 조직과 인력, 예산 역시 그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며 ‘간판만 바꾸는 개혁’이라는 국민의 비판을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정부와 국회는 검찰청 폐지 자체를 개혁의 성과로 내세우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지는 공소청과 중수청의 조직·인력·권한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공소청 검사가 어디까지 관여할 수 있는지, 기존 검찰 조직과 인력이 어떤 방식으로 재편되는지, 중수청이 또 다른 권력기관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어떤 통제장치를 둘 것인지가 핵심이다.
검찰개혁은 현판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검찰청이라는 세 글자가 사라지고 공소청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걸렸는데도 기존 검찰권력의 구조와 조직문화가 그대로 살아남는다면 국민이 요구했던 개혁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신장식 대표의 표현대로 지금의 논란이 정말 ‘검찰개혁’인지 ‘검찰개명’인지 판단할 기준도 결국 여기에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되돌릴 수 없는 제도로 완성하겠다는 약속을 조직과 인력, 시행령과 실제 인선으로 증명해야 한다. 검찰개혁의 성패는 간판이 아니라 검찰권력이 실제로 분산됐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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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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