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외교부, ‘한국인 4명 중 1명 미국 비자 거절’ 보도 반박…”통계 왜곡, 한미 관계와 무관”
[천지인뉴스] 외교부, ‘한국인 4명 중 1명 미국 비자 거절’ 보도 반박…”통계 왜곡, 한미 관계와 무관”
외교부 “B비자 거절률은 1년 전 통계…대다수 국민 ESTA로 미국 방문”
2024년 ESTA 171만 건·B비자 1만5천 건…미국 동맹국도 거절률 20% 넘어

정범규 기자
외교부가 한국인 4명 중 1명이 미국 방문비자를 거절당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통계의 적용 범위와 집계 시점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공식 반박에 나섰다.
외교부는 26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미국 국무부의 상용·관광비자(B비자) 거절률 통계가 미국을 방문하는 전체 한국인의 비자 거절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해당 통계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집계된 자료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교부는 특정 비자 유형의 거절률을 최근 한미 관계와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우리 국민의 미국 방문과 체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조선일보가 26일 ‘한미 관계, 민간까지 삐걱…4명 중 1명 방문비자 거부 당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외교부는 보도에서 인용한 미국 국무부의 B비자 거절률이 미국 회계연도 2025년 기준 통계라고 설명했다.
미국 회계연도 2025년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다. 외교부는 이 통계의 집계 시점이 현재의 한미 관계를 평가하는 자료로 활용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국인의 미국 방문 방식에 대한 설명이 빠졌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국은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국으로, 관광이나 단기 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상당수 국민이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이용하고 있다.
외교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의 ESTA 발급 건수는 171만20건이다.
반면 같은 해 미국 B비자 발급 건수는 1만5,508건으로, ESTA 발급 건수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외교부는 이처럼 B비자가 전체 미국 방문 수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상황에서 해당 비자 유형의 거절률만으로 한국인 4명 중 1명이 미국 입국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ESTA와 B비자는 서로 다른 입국 관련 제도이며, 발급 건수와 신청 거절률 역시 별개의 통계다.
외교부는 일본 등 다른 국가와의 단순 비교에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한국인의 미국 B비자 발급 건수는 1만2,226건으로 일본의 7,511건보다 많았다.
외교부는 한국의 B비자 거절률이 일본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발급 건수와 각국의 방문 방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미국 동맹국의 B비자 거절률도 제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호주의 B비자 거절률은 22.93%, 영국은 20.44%로 모두 20%를 넘었다.
특정 국가의 B비자 거절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국가와 미국의 외교관계가 악화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한국인의 미국 비자 발급 현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이후 단기 상용·관광비자 발급 건수는 증가하다가 2025년 감소했다.
B비자 발급 건수는 2021년 3,229건에서 2022년 5,714건, 2023년 9,208건, 2024년 1만5,508건으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1만2,226건으로 전년보다 3,282건 줄었다.
미국 내 전문직 취업과 관련된 H-1B 비자는 2021년 1,218건에서 2025년 2,329건으로 증가했다.
미국 투자기업 관련 E-2 비자는 2024년 6,778건에서 2025년 5,359건으로 감소했으며, 동일 계열사 직원의 미국 근무에 활용되는 L-1 비자는 같은 기간 2,996건에서 3,009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외교부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방문 증가와 미국의 비자 심사 강화 등 여러 요인이 비자 발급과 거절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별 비자 발급 여부는 미국의 관련 법령과 담당 기관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이를 최근 양국 관계와 직접 연결하는 해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특정 비자 유형의 거절률을 통계 집계 기간과 관계없는 한미 현안에 결부시킨 보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미국 방문 및 체류 과정에서 우리 국민과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상용방문 및 비자 워킹그룹을 비롯한 여러 협의 채널을 통해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국대사관에 한국의 대미 투자기업을 위한 전담 창구인 ‘KIT Desk’를 설치하는 등의 개선 조치도 이뤄졌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한국 국민의 미국 방문과 체류, 기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자 관련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특정 비자 유형의 거절률을 전체 국민의 미국 방문 상황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는지, 과거 통계를 현재의 외교 현안과 연결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가 공식 통계를 제시하며 반박에 나선 만큼 향후 미국 비자 발급 현황과 실제 입국·체류 관련 애로사항을 구분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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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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