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용혜인 청문회 시작도 전에 파행…국민의힘 ‘증인 28명’ 요구에 일정까지 꼬였다
[천지인뉴스] 용혜인 청문회 시작도 전에 파행…국민의힘 ‘증인 28명’ 요구에 일정까지 꼬였다
정범규 기자
성평등가족위 전체회의 당일 취소…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 불발
국민의힘 28명·민주당 7명 증인 요구…양측 명단 겹치는 인물은 1명
용혜인 의정활동·겸직 논란 등 정책·자격 검증은 청문회에서 따져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증인 채택 문제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충돌로 차질을 빚고 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는 10일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 등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회의를 약 한 시간 앞두고 일정을 취소했다.
핵심 쟁점은 청문회 증인 채택이다.
국민의힘 측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신청한 증인은 28명, 민주당이 제시한 증인은 7명이다. 양측이 요구한 증인 가운데 겹치는 인물은 한 명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 날짜를 놓고도 민주당은 18일, 국민의힘은 21일 개최를 주장하며 이견을 보여왔다. 다만 10일에는 18일 개최 쪽으로 의견이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검증은 당연하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 정책 철학뿐 아니라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필요한 증인과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이 28명에 달한다는 점에서는 각각의 증인이 어떤 의혹과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인지도 분명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증인의 숫자가 많다고 청문회의 검증 수준까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공세를 위한 무더기 증인 신청인지, 실제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증인인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정책 능력을 살피는 자리가 아니라 정쟁의 무대로 변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용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느슨해져서도 안 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을 토대로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21대와 22대 국회에서 성평등가족위원회 소관 법률을 대표발의한 실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발의의 경우 21대에서 20건, 22대에서 6건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성평등·가족 관련 법안 표결에서 반대하거나 기권한 기록도 제기됐다.
다만 표결 결과만으로 후보자의 정책 철학을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용 후보자 측은 아이돌봄 지원법 개정안 등에 대해 국가의 돌봄 책임과 구체적인 제도 설계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청문회에서는 대표발의 실적이 없었던 이유와 해당 법안에 반대 또는 기권했던 판단의 근거, 성평등가족부를 이끌게 될 경우 추진할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장관직 겸직 문제를 비롯해 용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기된 여러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용 후보자가 상당수 질문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청문회가 열리면 자료와 사실관계를 토대로 직접 답하면 된다.
국민의힘 역시 의혹 제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청문회장에서 구체적인 자료와 근거를 제시해 검증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다.
더불어민주당도 필요한 검증을 막아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증인 요구와 자료 제출까지 정치공세로 규정한다면 오히려 후보자를 둘러싼 불필요한 의혹을 키울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증인 숫자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아니라 제대로 된 청문회다.
성평등가족부는 성평등 정책과 가족·청소년 정책 등 국민의 삶과 직접 맞닿은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다. 장관 후보자에게 어떤 철학과 정책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청문회의 본래 목적이어야 한다.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인 명단을 둘러싼 충돌로 국회 전체회의까지 취소된 상황은 정상적인 검증 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28명의 증인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필요한 검증을 보장하며, 용혜인 후보자는 제기된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정치권의 공방보다 먼저 놓여야 할 것은 국민의 알 권리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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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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