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이진숙, 이재명 대통령 부모 묘소 찾아 촬영·이장 요구 논란…민주당 “패륜 정치” 강력 비판
[천지인뉴스] 이진숙, 이재명 대통령 부모 묘소 찾아 촬영·이장 요구 논란…민주당 “패륜 정치” 강력 비판
정범규 기자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 부모의 묘소를 직접 찾아가 사진을 촬영하고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에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인이 된 대통령의 부모를 정치적 공방에 끌어들인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이 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불법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 10일 경북 봉화군에 있는 이 대통령 부모 묘소를 방문한 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해당 묘소가 농지에 조성됐으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원상회복 명령에도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었다.
논란은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로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묘소를 직접 방문해 촬영하고 이장까지 요구한 행위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으며, 이 의원의 과거 방송통신위원장 재직 업무에 관한 이해충돌 문제까지 겹치면서 국정감사장은 여야의 격렬한 공방으로 파행을 겪었다.
이 의원은 묘소가 농지법을 위반해 조성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대통령이 농민들의 농지 이용 문제를 지적하기에 앞서 부모 묘소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해당 묘소가 대통령을 만들어준 명당이어서 옮기지 못하는 것이냐는 취지의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 발언은 농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고인의 묘소를 정치적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논란을 불러왔다.
12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정헌 의원은 이 의원이 대통령 부모 묘소를 찾아가 사진을 찍은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정헌 의원은 이를 ‘패륜 정치’라고 규정하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정쟁의 무대로 끌어들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의 국회 제명 필요성까지 주장했다.
이에 이진숙 의원은 자신이 농지법 위반 의혹을 국민 대신 제기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묘소를 방문했을 때 절을 하고 촬영을 시작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민주당의 패륜 정치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의원이 묘소에서 절을 했는지 여부와 별개로, 현직 국회의원이 대통령 부모의 묘소를 직접 찾아가 사진을 공개하고 이장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제기한 방식이 적절했는지는 별도로 따져볼 문제다.
농지법 위반 의혹이 있다면 관계기관에 관련 자료를 요구하거나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국회의원의 감시 권한 역시 이러한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행사할 수 있다.
특히 농지에 조성된 묘소 문제는 농촌의 오랜 장묘 관습과 현행 토지이용 규제가 맞물린 사안이다.
과거 선산이나 별도의 묘역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농촌 주민들이 가족 소유의 밭이나 다른 토지에 조상의 묘소를 조성해 온 사례가 있었다. 다만 이러한 관습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묘소가 현행법상 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농지법은 원칙적으로 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면 법령에 따른 허가나 신고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위법 여부는 묘소 조성 당시의 법령, 토지의 지목과 이용 현황, 허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이 대통령 부모 묘소의 법적 문제 역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처분 내역과 관련 법령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이 의원의 주장만으로 위법 여부와 책임의 범위를 확정할 수는 없다.
이번 논란에서는 법 집행의 형평성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특정 정치인의 가족 묘소에 농지법 위반 의혹이 있다면 이를 조사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 놓인 다른 묘소에 대해서는 어떤 기준이 적용돼 왔는지, 지방자치단체가 유사한 사안을 일관되게 처리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이날 과방위에서는 이 의원의 국정감사 참여 자격을 둘러싼 논란도 벌어졌다.
민주당 등은 이 의원이 과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수행했던 업무를 국정감사에서 직접 다루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전직 위원장이라는 경력 자체가 제척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직 당시 수행한 업무에 대해서는 질의나 표결이 제한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과방위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에 불참한 가운데 무기명 투표에 참여한 12명 전원 찬성으로 이 의원에 대한 제척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국회의원의 헌법적 권한을 침해하는 조치라고 반발하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안은 대통령 가족에 대한 공적 검증의 범위와 고인에 대한 사회적 예의, 농지법 집행의 형평성, 국정감사의 공정성이라는 여러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공직자 가족과 관련된 위법 의혹이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하는 방법과 표현까지 아무런 제한 없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직 국회의원이라면 의혹 제기의 필요성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절차와 책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범규 기자의 시선
정치적 검증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이진숙 의원에게 묻고 싶다.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 반드시 돌아가신 부모의 묘소까지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공개해야 했는가.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법적 문제를 확인하는 것과 고인의 묘소를 정치적 공방의 무대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우리 사회는 예로부터 조상의 묘소를 소중히 여겨왔다. 선산을 가진 집안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집안도 많았다. 특히 농촌에서는 집안 형편과 지역 사정에 따라 가족 소유의 밭이나 다른 토지에 부모와 조상의 묘소를 모시는 관습이 존재했다.
그렇다고 과거의 관습이 모든 법적 위반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을 적용하려면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
이진숙 의원의 문제 제기가 법 집행의 형평성을 위한 것이라면, 왜 대통령 부모의 묘소만을 직접 찾아가 촬영하고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세웠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농지에 조성된 묘소가 얼마나 되는지, 그중 실제 농지법 위반에 해당하는 묘소가 얼마나 되는지, 관계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원상회복을 명령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정말 농지에 조성된 묘소가 중대한 법 집행 문제라고 판단한다면, 차라리 전국적인 실태조사와 일관된 행정처리 기준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는가.
전수조사 결과 위법행위가 확인된다면 조성 시기와 법적 요건, 책임관계를 따져 동일한 기준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대통령의 부모 묘소라고 예외를 둘 이유도 없지만, 대통령의 부모 묘소라는 이유로 특별히 정치적 공격의 대상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돌아가신 부모는 현재의 정치적 갈등에 답변하거나 스스로를 변호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정치적 비판은 살아 있는 권력과 정책을 향해야 한다.
고인의 묘소를 직접 찾아가 촬영하고, 그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장 문제를 정치적 공방으로 확대하는 행위에 대해 민주당이 ‘패륜 정치’라고 비판한 이유를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 의원은 묘소에서 절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절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묘소 방문과 사진 공개, 이후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의 권한이 크다고 해서 그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까지 모두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정감사장은 국민의 세금과 국가권력의 사용을 검증하는 자리다. 정치적 상대방의 돌아가신 부모까지 공방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국정감사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법은 공정해야 한다. 대통령에게도, 야당 의원에게도, 이름 없는 농촌 주민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그러나 법의 이름으로 제기한 문제라고 해서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인간적 예의와 사회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는 경쟁이 필요하지만, 그 경쟁이 고인의 묘소 앞에서까지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진숙 의원의 이번 행보가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농지법 위반 여부만이 아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권력 감시라는 명분 아래 어디까지 행동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품격과 책임을 지켜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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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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