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장병 문행사까지 정치 공세로…제1공수여단 ‘모델 워킹’ 논란, 비판은 적절했나

[천지인뉴스] 장병 문행사까지 정치 공세로…제1공수여단 ‘모델 워킹’ 논란, 비판은 적절했나

박충권 의원, 특전사 워킹 행사 비판…장병 문화행사를 군 기강 문제로 확대

올바른 걸음걸이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생활교육…행사 본래 취지 외면한 정치적 접근 논란

정범규 기자

육군 제1공수특전여단에서 진행된 모델 워킹 행사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이 군의 안보 태세와 연결해 비판하고 일부 언론도 이를 부각하면서, 장병들을 위한 문화행사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할 만하다.

지난 10월 29일 제1공수특전여단 체육관에서는 ‘K워킹 퍼포먼스 밀리터리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패션모델들의 워킹 시연과 장병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행사였다.

논란은 행사 장면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특전사 장병들이 모델들에게 워킹과 포즈를 배우는 모습이 군의 특수임무 수행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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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특전사 장병들에게 모델 워킹을 가르치는 것이 적절하냐는 취지로 군 지휘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군의 안보 태세를 점검하는 일과 장병들이 참여한 문화행사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일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위문·문화행사에서 장병들이 공연을 관람하거나 직접 무대에 참여하는 것은 전투훈련과 다른 목적을 갖는다. 모든 군부대 행사가 전술훈련이나 전투기술 습득으로만 구성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모델 워킹이라는 명칭만으로 프로그램 전체를 군 기강과 무관한 불필요한 활동으로 규정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바른 자세와 올바른 걸음걸이를 익히는 일은 직업이나 신분에 관계없이 일상생활에서 의미가 있다. 모델 워킹을 활용한 일반 교육에서도 자세 교정과 균형 잡힌 걸음, 자신감 있는 자세 등을 다룬다.

군인이라고 해서 이런 활동이 특별히 금지돼야 할 이유는 없다. 전투력을 유지하는 군인도 문화생활을 즐기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교류할 수 있는 한 사람의 시민이기 때문이다.

행사의 성격이 장병 위문과 문화교류에 있었다면, 평가 역시 그 목적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군부대에서 진행됐다는 이유만으로 공연을 정규 군사교육과 동일한 기준에서 재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물론 행사 기획이 부대 특성에 적합했는지, 장병들의 참여 방식은 적절했는지, 예산과 교육시간은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다. 육군도 행사 내용이 부대 특성과 장병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고 사전 검토가 미흡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이러한 행정적 판단 문제가 곧바로 군의 안보 무능이나 전투력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군사훈련에 차질이 발생했는지, 작전 준비태세에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근거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

일부 보도가 워킹 시연과 장병들의 체험 장면만을 강조하면서 행사의 전체 구성과 목적을 충분히 설명했는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특히 모델이라는 직업과 워킹이라는 활동을 군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희화화한다면 공연에 참여한 민간 전문가들의 활동 가치까지 낮게 평가할 우려가 있다.

군 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정서적 휴식은 군 복무 환경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위문공연과 문화활동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러한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

박 의원이 군의 행사 기획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문제 제기는 행사 내용과 실제 문제점을 확인하고 책임 소재를 따지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설득력을 얻는다.

제1공수특전여단 워킹 논란에서 정작 필요한 질문은 장병들이 왜 모델 워킹을 했느냐는 조롱이 아니다. 행사가 어떤 취지로 마련됐으며 장병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했는지, 군이 문화행사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운영했는지를 묻는 일이다.

장병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문화행사까지 정쟁의 도구가 된다면 앞으로 누가 군 장병들을 위한 새로운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선뜻 제안할 수 있겠는가.

군의 잘못은 근거를 갖고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군인도 문화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사실까지 정치적 논란 속에 묻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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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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