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정진웅 기소 반대했다던 김지용, 결재 인정에 과실치상 주장까지…청문회서 드러난 해명의 빈틈
[천지인뉴스] 정진웅 기소 반대했다던 김지용, 결재 인정에 과실치상 주장까지…청문회서 드러난 해명의 빈틈
정범규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정진웅 검사의 독직폭행 사건 기소에 반대했다고 해명해 왔으나,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기소 결재에 참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알려졌던 기소 반대 입장과 실제 판단 사이에 차이가 드러나면서 후보자의 해명 방식과 과거 검찰권 행사에 대한 책임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국회에서 공개된 당시 검토보고서에는 정진웅 검사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적용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이 담겨 있었다. 김 후보자는 독직폭행 혐의에는 반대했지만 다른 혐의로 기소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인정했다. 정 검사에 대한 기소 자체를 반대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일부 의원들은 기존 해명이 충분히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반대 성명 참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 검찰 내부 감찰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에도 해명했다. 그러나 청문회에서는 검찰개혁을 위한 새로운 수사기관의 초대 수장으로서 과거 사건 처리에 대한 설명과 책임이 충분한지를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논란의 출발점은 2020년 이른바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정진웅 검사와 한동훈 당시 검사장 사이의 충돌이다.
정진웅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이후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2022년 11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였던 김지용 후보자는 사건의 기소 결재라인에 있었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정 검사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 기소에 반대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는 결재 여부를 명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14일 청문회에서는 결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답변의 차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윤 의원은 김 후보자가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서 기소 결재라인에 있었는데도 결재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몇 년 전의 중요한 사건에 관한 결재 사실조차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 물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기소에 반대했으나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공개된 검토보고서는 논쟁의 방향을 바꿨다.
윤 의원이 제시한 ‘독직폭행 사건 사실관계 및 죄책 검토’ 보고서에는 정 검사의 행위에 독직폭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지만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상당하다는 취지의 판단이 담겼다.
김 후보자는 해당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판례 제공과 법리 검토 등에 관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윤 의원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는지 묻자 김 후보자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청문회 당시에도 같은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김 후보자의 입장은 정진웅 검사에 대한 모든 기소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독직폭행 혐의 적용에는 반대하면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적용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두 입장은 법률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독직폭행죄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과실에 따른 상해 책임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직후보자의 해명에서는 그 차이를 처음부터 명확하게 밝혔는지가 중요하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도 김 후보자가 정 검사 사건의 기소 자체를 반대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며 뒤늦게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된 점을 지적했다. 후보자의 설명이 충분히 솔직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비판도 제기했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청와대와 행정안전부가 앞서 공개했던 설명이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김 후보자가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의 기소 의견에 반대했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청와대 역시 김 후보자가 기소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기소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와 행정안전부의 설명을 제시하며 후보자의 실제 판단이 정부의 기존 설명과 의미상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가 정부에 어떤 범위까지 설명했는지, 정부가 후보자의 법률적 판단을 정확히 파악하고 발표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윤건영 의원은 정진웅 검사 사건을 한동훈 당시 검사장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검찰의 행위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은 의원의 정치적·법률적 평가이며, 김 후보자가 한동훈을 보호할 목적으로 기소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는 기소 당시 반대 의견을 밝혔으며 이후 대검찰청 진상조사에도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검찰의 중요한 사건 처리에서 결재와 반대 의견이 어떤 절차로 기록됐는지, 최종 기소 결정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실제로 행사한 권한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진웅 검사 사건 외에도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재직 행적은 청문회 전반에서 논쟁이 됐다.
김 후보자는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에 반대하는 검사장 공동성명에 참여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과거 집단행동과 중수청 내부 구성원의 집단행동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김 후보자의 초대 중수청장 임명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 등도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검찰개혁 적격성을 문제 삼았다.
반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 사건의 재수사를 지시했던 사실 등을 근거로 친윤 검사라는 평가에 반론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후보자에 대한 공개 비판이 과도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시 기소된 관계자들이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이 다시 거론됐다.
김 후보자는 자신에게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관계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임은정 청장에 대한 감찰 문제와 중수청 내부의 의견 표현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조직 기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임 청장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정치적 편향 없이 일해 왔으며 과거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권한 남용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약속뿐 아니라 과거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어떤 판단을 내렸고 그 판단을 얼마나 정확하게 설명하는지까지 포함해야 한다.
정진웅 검사 사건에서 확인된 기소 결재 사실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적용에 대한 김 후보자의 판단은 이러한 검증의 핵심 자료다.
국회가 확인해야 할 것은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에 관한 평가만이 아니다. 실제 결재 기록, 검토보고서 작성 경위, 반대 의견의 구체적 범위, 청와대와 행정안전부에 전달된 설명이 서로 일치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새로운 수사기관이 과거 검찰권 남용의 문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초대 수장의 과거 판단과 책임에 대한 검증부터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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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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