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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뉴스] 한동훈 딸 수사 무마 의혹, 경찰·중수청 동시 고발…“검찰권이 장관 가족 보호에 악용됐나”

[천지인뉴스] 한동훈 딸 수사 무마 의혹, 경찰·중수청 동시 고발…“검찰권이 장관 가족 보호에 악용됐나”

정범규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딸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무마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김동아 의원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검찰의 국제형사사법공조 중단 경위와 한 의원의 관여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생경제연구소와 서울의소리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중대범죄수사청에 한 의원과 당시 사건 처리에 관여한 검사들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인들은 경찰이 해외 증거 확보를 위해 요청한 국제형사사법공조가 검찰 단계에서 중단된 사실을 핵심 문제로 지목했다.

특히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게 적용됐던 수사 기준이 한 의원 가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는지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위공직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수사기관의 판단이 달라졌다면 법 앞의 평등 원칙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박균택·김동아 의원을 비롯해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임세은 소장,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검사를검사하는변호사모임 오동현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고발인들이 문제 삼은 사건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한 의원 딸의 저작권법 위반 의혹을 수사하면서 미국 측의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 의원 딸이 다른 사람이 만든 수학 문제를 활용해 전자책을 제작하고 미국 아마존에서 0.99달러에 판매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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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2022년 11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국제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해 12월 2일 국제공조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사안이 경미하다는 등의 이유로 요청을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송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발인들은 검찰이 경찰의 해외 증거 확보 절차를 중단한 결정이 정당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법무부 장관이 한동훈 의원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은 검찰의 국제공조 불송부 결정 과정에서 한 의원이 보고를 받았는지,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당시 검찰 지휘라인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한 의원이 해당 결정에 직접 개입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고발의 핵심은 그 관여 여부를 수사를 통해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는 과거 경찰 수사의 적정성도 도마에 올랐다.

고발인들은 당시 경찰이 한 의원 가족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고, 피고발인에 대한 대면조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 배우자에 대한 서면조사 외에 실질적인 조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2022년 5월 한 의원과 배우자, 딸을 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경찰은 2023년 12월 관련 사건을 혐의없음 등을 이유로 불송치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입시 관련 의혹 수사와 한 의원 딸에 대한 수사 방식의 차이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참석자들은 다른 정치인 가족에게는 압수수색과 강제수사가 이뤄졌지만 한 의원 가족의 의혹에서는 해외 증거 확보 절차조차 중단됐다며 수사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한 의원이 다른 사람에게는 엄격한 수사와 책임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는 충분히 답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한 의원의 태도를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지적하며 수사기관이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아 의원도 한 의원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와 책임 규명이 검찰개혁의 완성과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 의원의 책임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검사를검사하는변호사모임 오동현 대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수사 부실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검찰권이 특정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을 보호하는 데 악용됐는지를 밝혀야 한다며, 한 의원의 관여와 공모가 확인된다면 지위와 영향력에 관계없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발인들은 국제형사사법공조 불송부 결정 당시의 결재 문서와 보고 경로, 법무부·대검찰청 관계자들의 연락 내역, 검찰 지휘라인의 관여 여부를 수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검찰이 정당한 사유 없이 법령상 요구되는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했다면 직무유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권한을 부당하게 행사했다면 직권남용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제공조 요청을 송부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의 결정 권한과 당시 판단 근거, 실제 외압이나 부당한 관여가 있었는지는 수사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

한편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사건에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경우 전면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고발은 이미 불송치로 종결된 한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뿐 아니라 당시 수사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는지까지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경찰이 해외 증거 확보의 필요성을 인정해 국제공조를 요청했는데 검찰이 이를 상급기관에 송부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 결정에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 지휘부의 부당한 관여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법 앞의 평등은 정치적 입장이나 공직자의 지위에 따라 달라질 수 없는 원칙이다.

고발인들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는 수사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 동시에 당시 검찰의 결정이 적법하고 정당했다면 그 근거 역시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돼야 한다.

이번 고발을 접수한 수사기관이 국제공조 중단 경위와 책임 소재를 어디까지 규명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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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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