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78년 검찰청 역사 속으로…검찰개혁은 언제 시작됐나, 정치권 엇갈린 평가
[천지인뉴스] 78년 검찰청 역사 속으로…검찰개혁은 언제 시작됐나, 정치권 엇갈린 평가
정범규 기자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한 검찰청이 2일 78년 역사를 마감했다. 검찰이 한 조직 안에서 담당했던 수사와 기소 기능은 분리돼 중대범죄 수사는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소 제기와 유지는 법무부 소속 공소청이 담당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이날부터 가동됐다.

검찰청 폐지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의 제도적 전환이라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보완수사권 폐지와 새로운 기관의 준비 부족 등이 수사 공백과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해 왔다. 조국혁신당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라는 방향에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공소청 검사 정원과 조직 문제 등을 들어 기존 검찰의 영향력이 새로운 조직에 그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은 새 형사사법체계가 충분한 준비 없이 출범했다며 검찰청 폐지를 ‘개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26년 10월 2일 검찰청이 사라졌다는 사실만 떼어놓고 보면 이번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갑자기 등장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 현재의 검찰청 폐지가 법률로 결정된 것은 2025년이지만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검찰이 가진 수사와 기소 권한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과 제도 개편은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2018년 6월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가 발표됐다. 당시 정부안은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한편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을 거쳐 2021년 1월 새로운 검·경 수사권 조정 체계가 시행됐다.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기존의 지휘·감독 관계에서 상호 협력 관계로 전환하고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제도적 변화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도 같은 시기 권력기관 개혁의 중요한 축으로 진행됐다. 공수처법은 2019년 국회를 통과해 2020년 공포됐고 공수처는 2021년 출범했다.
2022년에는 검찰 수사권을 추가로 축소하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이 다시 이뤄졌다. 당시 정치권에서 이른바 ‘검수완박’으로 불린 법 개정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위가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도 여야는 법안 처리 절차와 수사 공백 가능성 등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은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다. 수사 범위를 둘러싼 법률과 시행령의 관계, 경찰 수사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 필요성, 수사 지연과 사건 처리 문제 등을 놓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쟁이 계속됐다.
그리고 2025년 검찰개혁 논쟁은 조직 자체의 개편으로 넘어갔다.
국회에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됐고, 같은 해 10월 1일 개정 정부조직법이 공포됐다. 다만 검찰청 폐지와 새로운 기관 출범에는 1년의 준비기간을 뒀다.
이에 따라 검찰청 폐지 날짜는 2026년 10월 2일로 정해졌다.
올해 3월에는 새로운 기관의 조직과 직무를 규정한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이 제정됐다. 이후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률도 새 체계에 맞게 정비되면서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 등을 담당하고 중수청 등 수사기관이 수사를 담당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그리고 오늘 그 법이 실제 제도로 전환됐다.
정치권의 시각은 여전히 갈린다.
민주당은 검찰에 집중됐던 수사와 기소 권한을 분리하고 상호 견제하도록 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청 폐지를 하나의 종착점이라기보다 경찰과 중수청, 공소청 등 새 형사사법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후속 개혁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다른 판단을 내놓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범죄 피해자 보호와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새 기관 출범을 앞두고 기관장 공백과 인력·시스템 준비 문제 등을 거론하며 형사사법체계 혼란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조국혁신당의 입장은 또 다르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라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검찰청의 인력과 조직문화가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사실상 옮겨간다면 개혁의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공소청 검사 정원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에 반대하며 수사 업무가 사라진 만큼 검사 정원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개혁신당은 검찰청 폐지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검찰청 폐지를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고 규정하면서 공소청과 중수청의 수장과 조직·시스템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형사사법체계를 바꾸면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기자의 시선
검찰청이 78년 만에 사라졌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에서 분명 큰 변화다.
그러나 오늘의 변화를 평가하려면 먼저 시간표를 정확하게 볼 필요가 있다.
검찰청 폐지가 법률로 결정된 것은 2025년이다. 따라서 과거 정부가 지금과 동일한 ‘검찰청 폐지’ 정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반면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함께 담당하는 구조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과 제도개편이 여러 해에 걸쳐 이어져 왔다는 것 역시 역사적 사실이다.
2018년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와 2020년 관련 법 개정, 2021년 새로운 수사권 체계 시행, 2022년 검찰 직접수사 범위 추가 축소를 거쳐 2025년에는 결국 검찰청 자체를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 기관을 조직적으로 분리하는 결정까지 이어졌다.
따라서 검찰청 폐지를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제도라고 설명하는 것도 전체 과정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논의됐다는 이유만으로 새 제도의 성공을 미리 단정할 수도 없다.
검찰이라는 하나의 강한 권력기관을 나눴지만 중수청이나 경찰에 다시 과도한 수사권이 집중되지는 않는지, 공소청이 수사기관을 적절하게 견제할 수 있는지, 사건 처리가 지연되거나 기관 사이에서 책임을 떠넘기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지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형사사법제도의 중심에는 기관도, 정당도 아닌 국민이 있어야 한다.
범죄 피해자가 신속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억울한 피의자가 과잉수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지,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도 수사기관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수사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제도를 평가할 기준이 될 것이다.
검찰청 간판을 내린 것만으로 검찰개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검찰청이 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졌다고 단정할 단계도 아니다.
78년 검찰청의 역사는 오늘 끝났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공소청과 중수청이라는 새로운 간판 아래에서 그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는지 지켜보고 감시하는 것. 어쩌면 검찰청 폐지 다음 날부터 시작될 진짜 과제는 바로 그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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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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