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 정상 “에너지·경제·미래산업 협력 확대”…글로벌 전략동반자 격상 본격화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원자력·해상풍력 협력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
AI·반도체·양자 등 미래산업 공동 성장 기반 구축
수교 140주년 맞아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 격상

이재명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경제, 미래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 확대를 공식화하며 한-프랑스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양국은 기존 협력 틀을 넘어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하며 다층적 협력 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3일 공동언론발표에서 원자력과 해상 풍력 분야 협력 확대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중요성이 커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해상수송로 확보를 위해 양국이 공동 대응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동발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경제 위기 속에서 정책 경험과 전략을 공유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2004년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22년 만에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결정적 계기로 평가된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미래지향적 협력 의지를 공식화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3건의 협정과 11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구체적 성과를 도출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 양국 교역 규모는 지난해 15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에 머무르지 않고 2030년까지 200억 달러 달성을 공동 목표로 설정했다. 투자 협력 역시 확대된다. 프랑스 기업의 대규모 대(對)한국 투자 사례를 기반으로 신산업 분야에서 상호 투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고용 규모 역시 현재 4만 명 수준에서 향후 10년 내 8만 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핵심은 미래산업 협력이다. 양국은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기술 등 첨단과학 분야에서 공동 성장을 추진하고 혁신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기로 했다. 장관급 과학기술공동위원회와 협력 의향서 체결은 이러한 전략의 제도적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원자력 기업 간 협력은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는 물론 글로벌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의 교두보로 평가된다.
공급망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의향서를 통해 배터리·첨단산업의 기반이 되는 자원 확보 체계를 강화하고, 우주·방산 등 미래 안보 분야에서도 상호 보완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 경제 협력을 넘어 전략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적 협력으로 해석된다.
인적·문화 교류 역시 확대된다. 양국은 ‘인적교류 100만 명 시대’를 목표로 문화·기술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으며, e-스포츠 등 신흥 분야까지 협력 영역을 확장한다. 문화유산 협력에서는 종묘와 생드니 대성당 등 양국 대표 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서울 여의도에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이 개관하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프랑스 문화예술 접근성을 국내에서 확대하는 동시에 문화 교류의 상징적 거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현안 대응에서도 양국은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서 국제사회 주요 이슈에 공동 대응하고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초청하며 외교 협력의 폭을 넓혔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도 프랑스의 일관된 지지가 재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 정책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기로 했으며, 이는 한국 외교 전략에 있어 중요한 외교적 자산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에너지, 경제, 첨단기술, 문화, 안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선다. 수교 140주년을 맞은 양국이 ‘새로운 140년’을 향한 협력의 방향성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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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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