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또 터진 ‘탱크 자막’ 논란…5·18 민감 시기 공영방송 검수 참사 [천지인뉴스]
KBS 또 터진 ‘탱크 자막’ 논란…5·18 민감 시기 공영방송 검수 참사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 KBS 유튜브 채널이 심형래 출연 과거 방송 영상에 실제 발언과 다른 ‘탱크 흉내’ 자막을 사용해 논란이 커졌다.
- 최근 ‘탱크데이’ 5·18 폄훼 논란과 맞물리며 공영방송의 역사 감수성 부재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KBS 측은 자막 오류를 인정하고 영상을 삭제했지만 검수 시스템 부실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KBS 디지털 콘텐츠 채널이 또다시 역사 인식과 검수 부실 논란 중심에 섰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탱크데이’ 논란이 사회적 파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KBS 유튜브 채널이 과거 예능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실제 발언과 무관한 ‘탱크 흉내’라는 자막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은 KBS가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깔깔티비’를 통해 과거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시즌1’의 ‘쟁반 노래방’ 방송분 일부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개그맨 심형래는 군대 시절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영화 캐릭터인 “헐크 흉내를 잘 냈다”고 직접 언급했다. 그러나 영상 제목과 자막에는 돌연 ‘탱크 흉내’라는 표현이 삽입됐다.
문제는 실제 영상 어디에도 ‘탱크’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단순 오타 수준을 넘어 의도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는 지적까지 이어졌다.
특히 최근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탱크데이’ 행사 논란으로 5·18 민주화운동 희화화와 역사 인식 문제가 사회적 논쟁으로 번진 직후였다는 점에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시청자들은 “공영방송이 시대 분위기조차 읽지 못했다”, “실수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 “5·18 관련 민감성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반응을 쏟아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KBS 측은 뒤늦게 해당 표현을 ‘헐크 흉내’로 수정했지만,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은 급속히 퍼진 상태였다.
결국 운영진은 영상을 완전히 삭제했고, 2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다.
운영진은 “제작자의 부주의와 관리자의 검수 미흡으로 잘못 표기돼 업로드됐고 이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다”며 자막 오류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전체 콘텐츠 검수 프로세스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논란은 단순 자막 실수를 넘어 공영방송 KBS의 전반적인 디지털 콘텐츠 관리 체계 문제로 번지는 분위기다.
KBS는 이미 과거에도 유사한 사고로 여러 차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는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 과정에서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에서 사용되던 변형 이미지가 노출돼 공식 사과를 한 전례도 있다.
그럼에도 또다시 정치·역사적으로 민감한 표현이 아무런 검수 없이 업로드됐다는 점에서 내부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방송사들이 과거 콘텐츠를 디지털 플랫폼용으로 재편집하며 조회 수 경쟁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자극적 제목과 밈 중심 편집 문화가 검증보다 우선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송계 안팎에서는 공영방송일수록 역사적 상처와 사회적 맥락에 대한 감수성을 더욱 엄격하게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폭력과 민주주의 문제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그만큼 관련 표현이나 이미지 사용은 단순 유머나 클릭 장사 소재처럼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반복되는 ‘탱크’ 논란 자체가 일부 온라인 정치문화와 극단적 밈 소비 문화 속에서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하는 흐름과 연결돼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KBS 자막 사태는 단순 편집 실수 여부를 넘어, 공영방송이 디지털 시대 콘텐츠 운영에서 어떤 공적 책임과 역사 감수성을 가져야 하는지 다시 묻는 사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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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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