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민권익위, 의료계 ‘태움’ 근절 총력 대응… 신고기간 운영 및 맞춤형 교육 실시 [천지인뉴스]

국민권익위, 의료계 ‘태움’ 근절 총력 대응… 신고기간 운영 및 맞춤형 교육 실시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의료기관 내에서 지속적으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태움’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는 등 기관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의료기관 내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음 달 9일까지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예방 교육을 병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신고 대상 행위에는 의료기관 직장 내 괴롭힘 행위, 괴롭힘 피해 근로자의 요청에 대한 조치 미흡, 신고자 및 피해 근로자에 대한 해고와 불리한 처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아울러 해당 의료기관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상 공공기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직무와 관련 없는 부당한 지시나 요구를 하는 행동강령 위반 행위 역시 신고 대상에 들어간다. 신고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부패·공익신고 플랫폼인 청렴포털을 활용하거나 방문 및 우편을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국번 없이 1398 또는 국민콜 110을 통해 전화 상담도 진행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신고자의 비밀을 철저히 보장함과 동시에 해고나 징계 등 불이익 조치에 대한 원상회복 및 신변 보호 조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고자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변호사를 통해 접수하는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를 이용할 수 있으며, 신고 과정에서 자신의 범죄가 발견될 경우 형을 감경받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및 예비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도 대폭 강화된다. 국민권익위 소속 국가청렴권익교육원은 각급 병원 및 간호대학과 협력하여 올바른 직업 윤리와 권익 구제 안내 교육을 맞춤형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오는 14일 강원대병원을 시작으로 26일 서울의료원, 다음 달 3일 경찰병원, 15일 부산보훈병원, 22일 부산대병원 등에서 현장 특강이 이어지며,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는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서울대, 11일 충남대, 21일 아주대 등 5개 대학에서 교육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다음 달 중 간호사를 위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대응 교육 영상을 제작해 대한간호협회 공식 누리집에 게시함으로써 모든 간호사가 시청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정일연 국민권익위원장은 생명을 살리는 의료현장에서 더 이상 태움과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고 활성화를 통한 문제 적발과 교육을 통한 예방 모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다시 웃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 정범규 기자의 시선

의료현장의 ‘태움’은 개별 의료진 간의 불화나 단순한 직장 내 갈등 수준을 넘어선다. 간호사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엄격한 위계질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오랜 기간 고착화된 구조적 병폐다. 생명을 다루는 긴박한 현장이라는 명분 아래 관행처럼 여겨져 온 인격 모독과 괴롭힘은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정신적 고통을 남길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려 환자 안전까지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집중 신고 기간을 두고 기관의 역량을 모아 ‘태움’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은 이러한 비극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특히 피해보상과 신변 보호를 포함한 신고자 보호제도 강화와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의 활용은 내부 고발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발적인 적발과 처벌만으로는 현장의 오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기 어렵다. 이번 방침에 포함된 주요 병원 및 간호대학 대상의 찾아가는 교육, 예비 간호 단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권익 보호 의식 제고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직장 내 상호존중 문화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예방 교육과 더불어 각 의료기관 내부의 자정 노력 및 노동 환경 개선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강력한 기구 개입과 교육 지원이 시작된 만큼, 이제는 의료계 전체가 ‘태움’을 단순한 조직 문화가 아닌 엄연한 불법 행위이자 인권 침해로 인식하는 전환점을 맞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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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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