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트럼프, 북한 “57개 핵무기 보유” 발언…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 기정사실화 파장
[천지인뉴스] 트럼프, 북한 “57개 핵무기 보유” 발언…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 기정사실화 파장

정범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날 것이라 밝히며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구체적 수치를 언급했다.
미국 정상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수량을 공식석상에서 명확히 언급함에 따라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과 파장이 일고 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비핵화 원칙을 훼손한 자기중심적 안보 정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올해 안에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전격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핵무기 보유 수량을 직접 언급하면서,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용인하거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겨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 안에 김 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에 따라 올가을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오는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유력한 계기로 거론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대폭 축소를 지시하며 북한을 향한 유화적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 역량을 언급한 대목이다. 그는 김 위원장과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의 개수를 이처럼 구체적인 숫자로 밝힌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지칭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고려할 때, 이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적 목표를 사실상 유명무실화하고 북한의 핵 보유 상황을 전제로 외교 협상에 임하겠다는 뉘앙스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됐다며,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무기를 갖게 됐으니 자신은 김 위원장과 아주 잘 지내고 있으며, 미국에 똑똑한 대통령이 있는 한 북한발 위협은 괜찮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용인 태도를 보인 셈이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국제사회가 유지해 온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미국 스스로 흔들고 있다는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의 핵 무장을 거듭 기정사실화하는 뉘앙스는 동북아시아의 안보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본질적 과제를 외면한 처사다. 자신의 정당성을 과시하기 위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외교적 행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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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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