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정부, 공공주택지구 ‘그린벨트 총량규제 예외’ 의결… 용산공원 주택 공급 두고 서울시와 전면 대립
[천지인뉴스] 정부, 공공주택지구 ‘그린벨트 총량규제 예외’ 의결… 용산공원 주택 공급 두고 서울시와 전면 대립

정범규 기자
정부가 대규모 공공주택지구에 대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총량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안건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며 수도권 주택 공급 가속화에 나섰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및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해 최대 2만 가구 규모의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 공급을 검토하자, 서울시와 인근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거 안정을 위한 속도전을 강조하며 서울시의 전향적 협조를 촉구했으나, 국가공원 보존 원칙과 환경권 침해를 둘러싼 정당 및 지자체 간 입장 차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가격 불안과 매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주택 공급 속도전에 돌입했다.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대규모 공공주택지구 조성 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총량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그간 지구 지정의 제도적 걸림돌로 작용했던 총량규제 빗장을 풀어 대규모 주택 부지를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거주 국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도심 내 유휴 부지 활용이 시급하다고 판단하며 정부의 신속한 행보에 적극적인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핵심 공급 후보지로 서울 용산구 일대의 용산공원 및 용산어린이정원 부지를 지정하면서 정책 추진은 거센 비판과 충돌에 직면했다. 국토교통부는 약 30만㎡ 규모의 용산어린이정원과 용산공원 일부 부지를 활용해 20·30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 임대주택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고밀 개발을 진행할 경우 최대 2만 가구 규모의 공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녹지 기능을 상실한 일부 지역을 제한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했으나, 이는 안팎의 거센 반발을 자초했다.
서울시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이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국가공원으로 지정된 도심 내 핵심 녹지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과거 민주당 정부 역시 공원 본체만큼은 성역으로 보존하겠다고 사회적 합의를 이룬 바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주택 공급이라는 단기적 목적을 위해 ‘국가의 약속’을 파기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세훈 시장은 세계 주요 도시들이 도심 녹지를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보존하는 사례를 들며, 당장의 공급 난제를 이유로 미래 세대의 몫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주택 공급량의 문제를 넘어, 국가 정책의 일관성과 환경권 보존이라는 중대한 가치가 걸린 사안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해 줄 대규모 녹지를 훼손하면서까지 초고층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남는다. 국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명분이 미래 세대의 생태적 자산을 담보로 삼는 군사작전식 개발주의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20일 예정된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울시장의 회동을 시작으로, 정부는 자의적인 개발 구상을 강행하기보다 기존 사회적 합의와 환경적 가치를 존중하는 원칙적인 외교적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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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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