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추미애가 승진시킨 김지용, 석 달 뒤 윤석열 징계 반대…청와대는 왜 이제야 ‘추가 검증’하나
[천지인뉴스] 추미애가 승진시킨 김지용, 석 달 뒤 윤석열 징계 반대…청와대는 왜 이제야 ‘추가 검증’하나
정범규 기자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변호사의 검사 시절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검증을 지시했다. 지명 당시 청와대가 김 후보자를 중수청을 빠르게 안착시킬 적임자로 평가했던 것과 달리, 여권에서 과거 검찰개혁 관련 행적이 잇따라 제기되자 국회 인사청문요청서 제출까지 미뤄진 것이다.

논란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이후 검찰개혁을 둘러싼 주요 국면에서는 추 장관과 반대편에 섰다는 점이다. 김 후보자는 2020년 8월 추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급인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지만 같은 해 11월 추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징계를 청구하자 이를 재고해 달라는 검사장급 간부들의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자는 이후 대검 형사부장 시절 검찰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했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과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에서도 수사지휘 라인에 있었다. 추미애 경기지사와 민주당·조국혁신당 일부 인사들이 초대 중수청장 인선을 문제 삼는 이유다. 다만 김 후보자는 해당 사건에서 자신이 수사·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친윤 검사’도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 후보자와 추 지사의 관계를 시간순으로 보면 현재의 충돌은 더욱 선명해진다.
2020년 8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김 후보자는 수원지검 1차장검사에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당시 법무부는 형사·공판부 경력 검사들을 우대하는 인사 기조를 강조했다.
그러나 불과 석 달 뒤 두 사람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문제를 놓고 반대편에 섰다.
추 장관이 2020년 11월 윤 총장에 대해 직무집행 정지와 징계를 청구하자 김 후보자는 검사장급 간부 16명과 함께 조치 재고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에 참여했다. 추 장관 체제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김 후보자가 검찰 조직을 뒤흔든 추미애·윤석열 충돌에서는 추 장관의 조치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셈이다.
김 후보자의 이후 행적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그는 서울고검 차장 시절 한동훈 당시 검사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정진웅 검사의 독직폭행 사건 지휘라인에 있었고, 대검 형사부장 시절에는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지휘 라인에 있었다.
또 2022년 대검 형사부장 재직 당시 민주당이 추진하던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검찰의 보완수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수사와 기소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의 과거 입장이 적절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김 후보자를 두고 “한동훈과 한 배를 탔던 사람”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도 윤석열 징계 반대 성명과 김학의·정진웅 사건 등을 거론하며 인선에 반대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정면 반박했다.
그는 14일 자신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검찰 인사에서 좌천됐으며 특정인과 가깝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정진웅 검사 사건과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에서도 지휘라인에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 자신은 일관된 의견을 밝혔으나 관철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사실상 수사·기소 방향에 반대했다는 주장이다.
검수완박 당시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했던 데 대해서도 검찰 조직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범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현재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형사사법 개혁의 대원칙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후보자를 단순히 ‘윤석열·한동훈 측근’으로 단정하기보다 당시 사건에서 어떤 의견을 냈고 실제 의사결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청와대의 인사검증 과정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국빈 방문 중이던 지난 8일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당시 청와대는 김 후보자가 수사·법률 전문가로서 10월 2일 출범하는 중수청을 빠르게 안착시킬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 귀국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여권 내부에서 김 후보자의 윤석열 징계 반대 성명 참여와 검찰 보완수사권 주장 등 과거 행적이 잇따라 제기되자 이 대통령은 추가 검증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좀 더 들여다봐야 할 사안이 남아 있어 인사청문요청서를 아직 국회에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보자 교체 가능성 역시 추가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왔다.
청와대가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공개돼 있던 검사장 성명 참여와 검찰개혁 관련 발언 등이 후보자 지명 이후 다시 검증 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최초 인사검증이 충분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특히 초대 중수청장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라는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상징하는 자리다. 일반적인 기관장 인선보다 후보자의 과거 검찰개혁에 대한 철학과 행적을 더욱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후보자가 과거 왜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직무정지·징계에 반대했는지, 김학의·정진웅 사건에서 실제 어떤 의견을 냈는지, 검찰 보완수사권을 주장했던 당시 입장과 현재 수사·기소 분리 찬성 입장이 어떻게 양립하는지는 청문회에서 확인돼야 한다.
동시에 청와대 역시 김 후보자를 ‘적임자’라고 판단했던 최초 검증 과정과 뒤늦게 추가 검증에 들어간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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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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