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DMZ 지뢰 사고 논의하다 “포병이 뭘 아느냐”…국방위서 벌어진 병과 설전
[천지인뉴스] DMZ 지뢰 사고 논의하다 “포병이 뭘 아느냐”…국방위서 벌어진 병과 설전
정범규 기자
DMZ 지뢰 폭발 사고로 우리 장병들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사고 원인과 군의 대응, 재발 방지책을 논의해야 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장성 출신 여야 의원들이 ‘포병과 보병’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아 회의가 정회되는 일이 벌어졌다.

논란은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현장조사를 촉구했던 야권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군 작전에 대해 모르면 입이나 닫고 있어야지”라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김 의원의 포병 경력을 거론하면서 자신들은 보병으로 DMZ에서 직접 작전을 수행했다는 취지로 맞받았다.
공방 과정에서 한 의원의 “포병이 뭘 아느냐”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오자 김 의원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포병 병과를 폄하하는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양측의 언성이 높아지면서 진성준 국방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회의는 한때 정회됐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9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21일 발생한 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상대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국방위에서는 사고 당시 영상도 비공개로 시청했다.
영상 시청 이후 김병주 의원은 현장조사를 촉구했던 야권 인사들을 거론하면서 위험지역에 장병들을 성급하게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장병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라며 군 작전을 잘 모른다면 말을 삼가야 한다는 취지로 강하게 발언했다.
이에 한기호 의원이 반발했다.
한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포병 출신이라는 점을 언급한 뒤 자신들은 보병으로 군 생활을 했으며 DMZ에 직접 들어가 작전을 수행했던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 의원들을 공격하지 말라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고, 공방 과정에서는 “포병이 뭘 아느냐”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김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자신에 대한 개인적인 비판을 넘어 군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포병 전체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였다.
결국 양측의 고성이 이어졌고 진성준 국방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논쟁이 계속되면서 회의는 한때 정회됐다.
두 의원 모두 장성 출신이다. 김병주 의원은 육군 대장 출신이고 한기호 의원은 육군 중장 출신이다.
때문에 이번 설전은 단순한 여야 의원 간 말싸움을 넘어 군 병과와 작전 경험을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다만 논쟁의 시작과 과정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김 의원 역시 야권 인사들을 향해 “군 작전에 대해 모르면 입이나 닫고 있어야지”라는 취지의 거친 표현을 먼저 사용했다. 이후 한 의원이 포병과 보병의 작전 경험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반박하면서 논쟁이 병과 문제로 확대됐다.
정작 이날 국방위가 다뤄야 했던 핵심은 DMZ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장병들이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은 사건이었다.
여야는 북한 지뢰에 의한 사고라면 정전협정 위반이자 규탄해야 할 사안이라는 데에는 공감대를 보였다.
그러나 북한 규탄 결의문에 대북 인도적 지원 재검토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의 내용을 포함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면서 결의문 채택은 결국 불발됐다.
사고 원인 규명과 장병 보호, 재발 방지책 그리고 부상 장병에 대한 치료·재활·보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부상 장병과 가족들을 위로하고, 치료와 재활은 물론 장병들이 희망할 경우 군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충분히 예우할 것을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부상 장병들은 대통령에게 “작전팀이 한 몸이 되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함께했던 전우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고, 회복한 뒤에도 국가를 위해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DMZ에서 실제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포병인지 보병인지를 놓고 벌이는 정치권의 논쟁이 아니라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작전 환경과 사고 발생 시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제도일 것이다.
국회 역시 장병들의 희생과 부상을 다루는 자리에서 병과와 개인의 군 경력을 둘러싼 언쟁보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데 논의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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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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