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민주당, 감사원 국감서 대법원 격려금 ‘봐주기 감사’ 질타…감사원 정치적 중립성도 도마
[천지인뉴스] 민주당, 감사원 국감서 대법원 격려금 ‘봐주기 감사’ 질타…감사원 정치적 중립성도 도마
정범규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대법원 격려금 지급에 대한 감사원의 처분 수위와 윤석열 정부 시절 강압·표적 감사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헌법기관인 대법원의 예산 집행에 대해서도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한 감사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1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대법원장 격려금 지급 방식의 적절성과 실제 사용처에 대한 감사가 충분했는지를 따졌다. 특히 감사원이 대법원에 주의 처분을 내린 데 대해 사실상 봐주기 감사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호철 감사원장은 대법원의 격려금 지급 방식에 관해 감사원이 별도로 합의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감사 결과에 따른 주의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향후 감사에서도 개선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김한규 의원은 대법원장 격려금 지급 방식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체적인 사용처까지 충분히 조사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감사원이 지급 관행에 대해 주의 처분만 내리고 마무리한 것이 적정한 조치였는지 추궁했다.
그는 대법원이 감사원의 지적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하면서 감사 이후의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법인카드 사용 문제를 거론하며 수사 의뢰 여부를 따졌다. 김호철 감사원장은 고발 사안에 해당하는지 검토했으나 그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의원은 대법원장 격려금 지급 과정에서 비서실장과 비서관이 대법원장의 도장을 사용한 사실을 거론하며 대법원장이 이를 몰랐다는 설명이 성립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김호철 감사원장은 격려금 지급 주체가 기관장인 만큼 기관장이 지급한 법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용민 의원은 2025년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파기환송한 시점과 격려금 지급 시기를 연결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전원합의체 회의 사이와 판결 이후 격려금이 지급된 이유를 추궁했다. 다만 격려금 지급과 해당 판결 사이에 부당한 대가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과거 감사 방식에 대한 책임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표적 감찰과 표적 감사, 이른바 감싸기 감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사들에 대한 쇄신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따져 물었다.
특히 유병호 감사위원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타이거파’ 문제를 거론하며 감사원 내부의 인적 쇄신 여부를 추궁했다.
김호철 감사원장은 운영쇄신 태스크포스(TF)와 국정조사 후속조치 TF를 통해 강압·불법 감사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감사원 내부 파벌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영교 의원은 지난 정부 시기 강압 감사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사과 의향을 물었다.
김 원장은 감사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감사원의 최근 조치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윤상현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통계조작 감사에 대한 재심의 판단이 달라진 이유를 추궁했다. 곽규택 의원도 기존 감사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호철 감사원장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기존 감사 당시 확인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으며, 새로운 증거와 중요 사실의 누락 여부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격려금 논란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과거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부터 유사한 방식으로 격려금이 지급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특정 대법원장에게만 책임을 집중하는 것은 편파적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한 감사 기준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특히 대법원 격려금 감사에 대한 처분 수위, 지급 책임의 범위, 감사 결과 이행 여부는 향후 추가 검증이 필요한 사안으로 남았다.
감사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감사 대상 기관의 지위나 권력의 크기와 관계없이 동일한 법적 기준을 적용하고,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까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 정범규 기자의 시선
헌법기관이라는 이름이 법 위에 설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가기관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부여받는다. 그 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대법원도, 감사원도 예외일 수 없다.
헌법기관의 독립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독립성이 국민 세금의 사용 내역을 감추거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특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감사원은 그동안 수많은 공공기관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예산 집행의 적정성과 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해 왔다. 그렇다면 대법원을 비롯한 헌법기관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견됐을 때도 같은 원칙과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일반 공무원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고위 헌법기관 관계자에게는 관대한 처분을 내린다면 국민이 감사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법의 잣대는 권력의 크기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다른 기관에서는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했던 사안을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기관만을 겨냥하는 감사 역시 허용돼서는 안 된다.
감사원의 법적 권한과 각 헌법기관의 독립성은 존중하되, 위법 사실이 확인된다면 행위의 성격과 책임 정도에 따라 필요한 수사 의뢰와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공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감사원은 명심해야 한다.
감사원의 권위는 누구를 감사했느냐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했느냐에서 나온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특정 기관에 대한 특혜도, 특정 인물에 대한 표적 감사도 아니다. 권력의 높낮이와 관계없이 법과 원칙이 공정하게 적용되는 나라다.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책임이 가벼워져서도 안 되며, 권력의 중심에 있다는 이유로 법의 심판에서 비켜서서도 안 된다.
법 앞의 평등은 국민에게만 요구되는 원칙이 아니다.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모든 기관이 먼저 지켜야 할 헌법적 약속이다.
감사원은 그 약속을 말이 아닌 감사 결과와 후속 조치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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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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