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살인미수 전과에 전자발찌까지…보호관찰관 만난 70분 뒤 흉기난동, 국가는 왜 막지 못했나

[천지인뉴스] 살인미수 전과에 전자발찌까지…보호관찰관 만난 70분 뒤 흉기난동, 국가는 왜 막지 못했나

정범규 기자

살인미수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보호관찰을 받던 50대 남성이 인천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무차별 흉기난동을 벌여 10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범행 당일 보호관찰관과 면담하고 식사까지 한 뒤 불과 70여 분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자감독과 고위험 범죄자 관리체계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피의자는 과거 살인미수와 흉기 상해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았으며, 지난 9월에도 공공장소에서 흉기를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럼에도 대형 상업시설에서 시민들을 공격하는 사건을 막지 못했다. 전자발찌 부착과 보호관찰, 경찰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지만 위험 징후를 실제 예방 조치로 연결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건 발생 당일 인천경찰청을 찾아 경위를 보고받고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감독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법무부 역시 전자감독 관리 과정에 대한 조사와 제도 개선 방침을 밝혔다.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홈플러스 입점 복합상업시설에서 발생했다.

59세 남성 피의자는 상업시설 내부에서 흉기를 휘둘러 시민들을 공격했다. 경찰이 14일 발표한 중간 수사 결과에 따르면 흉기에 직접 다친 피해자 8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 여성 1명은 중태에 빠져 기계호흡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시민과 상인들이 의자 등을 이용해 피의자의 공격에 맞섰다. 이들은 피의자를 제압하는 데 참여했고 추가 피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는 병원 진료와 경찰 수사 등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상황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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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신보다 힘이 약해 보이는 사람들을 골라 공격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러한 진술과 현장 CCTV, 범행 전후 동선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계획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더욱 주목되는 것은 피의자의 과거 범죄 전력이다.

피의자는 2004년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을 상대로 한 살인미수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07년에는 동거 여성을 흉기로 다치게 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15년에는 전처를 상대로 살인미수 범행을 저질러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며, 출소 후 10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라는 명령도 받았다.

당시 재판에서는 피의자의 재범 위험성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2029년 2월까지 유효한 상태였다.

그러나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흉기 범죄를 예방할 수는 없었다.

전자감독은 기본적으로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부착 명령의 준수 여부를 관리하는 제도다. 흉기 소지나 공격 의도 자체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장치는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전자발찌의 기능뿐 아니라 재범 위험을 평가하고 대응하는 보호관찰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여부다.

피의자는 지난 9월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으며, 10월 6일에도 관련 조사를 받았다.

반복적인 흉기 범죄 전력이 있는 전자감독 대상자가 다시 흉기소지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는 점은 중요한 위험 신호였다.

그런데도 범행 당일 피의자는 보호관찰관과 면담하고 식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약 70분 만에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을 벌였다.

이러한 시간적 경과가 곧바로 보호관찰관 개인의 과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 면담에서 어떤 위험 징후가 확인됐는지, 경찰의 흉기소지 수사 사실이 보호관찰기관에 전달됐는지, 추가적인 위험 평가나 조치가 이뤄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면 기관 간 협조체계의 문제다. 위험 정보가 공유됐지만 적절한 대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위험 평가와 관리 절차의 적정성을 살펴야 한다.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관리·감독은 단순히 위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재범 위험성이 높은 대상자가 새로운 폭력 범죄에 연루됐을 때 어떤 기준으로 관리 수준을 높일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다.

경찰은 14일 피의자에 대해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부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건 당일 인천경찰청을 방문해 사건 경위를 보고받고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법무부는 전자감독 대상자 관리 과정과 관련 제도를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제도 개선은 이번 사건에서 무엇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작업에서 출발해야 한다.

피의자의 과거 범죄 전력과 재범 위험 평가, 최근 흉기소지 혐의, 보호관찰관 면담 내용, 경찰과 법무부 사이의 정보 공유 여부를 구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반복적인 살인미수 전력이 있고 전자발찌까지 착용한 피의자가 다시 흉기를 들고 시민들을 공격했다는 사실은 현재의 관리체계가 시민의 안전을 충분히 보호했는지 묻게 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예기치 못한 공격을 당했다. 피해자 치료와 회복 지원, 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호도 정부와 관계기관이 지속적으로 챙겨야 할 문제다.

시민들이 직접 의자를 들고 범행을 저지해야 했던 현장은 위험한 순간에 시민들의 대응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보여준다.

국가의 역할은 범행이 발생한 뒤 피의자를 체포하고 처벌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확인된 위험 신호를 분석하고 관계기관이 협력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책무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과 법무부가 어떤 정보를 알고 있었고, 어떤 조치를 취했으며, 무엇이 부족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전자발찌와 보호관찰이라는 제도가 존재했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제도가 실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도록 운영됐는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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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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