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미국 중간선거 민주당 상·하원 장악…트럼프 공화당 텃밭까지 무너졌다
[천지인뉴스] 미국 중간선거 민주당 상·하원 장악…트럼프 공화당 텃밭까지 무너졌다
11월 3일 중간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 양원 다수당 확보…텍사스·아이오와·캔자스 등 공화당 강세 지역서 잇단 승리
고물가·이란 전쟁·정부 부패 우려가 주요 쟁점…트럼프 남은 임기 2년 의회 견제 강화 전망

정범규 기자
미국 현지시간 3일 치러진 2026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중반에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기존 우세 지역에서도 의석을 잃으며 의회 주도권을 민주당에 넘겨주게 됐다.
4일 발표된 주요 개표 결과와 당선 예측에 따르면 민주당은 상원에서 텍사스, 아이오와, 캔자스, 오하이오, 메인,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이 보유했던 최소 7개 의석을 확보했다. 하원에서도 공화당 의석을 잇달아 가져오며 다수당 확보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약 2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었다.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 이란 전쟁, 정부 부패에 대한 우려가 주요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으며, 민주당은 행정부 견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공화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텍사스에서 나타난 변화가 주목된다. 민주당 상원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는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를 꺾었다.
텍사스는 오랜 기간 공화당이 주정부와 주요 선거에서 우위를 유지해 온 지역이다. 이번 상원과 주지사 선거 결과는 공화당의 기존 지지 기반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아이오와에서도 민주당 조시 튜렉 후보가 공화당 애슐리 힌슨 후보를 이겼다. 공화당이 보유했던 상원 의석을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상원 다수당 교체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공화당 로저 마셜 상원의원을 꺾었다. 캔자스에서 민주당 후보가 연방 상원 선거에 승리한 것은 1932년 이후 처음이다.
오하이오에서는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공화당 존 허스티드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민주당 로이 쿠퍼 후보가 공화당 마이클 와틀리 후보를 누르면서 공화당 의석을 가져왔다.
메인주에서는 민주당 트로이 잭슨 후보가 공화당 수전 콜린스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콜린스 의원은 패배를 인정하면서 여섯 번째 임기 도전에 실패했다.
연방 하원에서도 공화당의 의석 손실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2024년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로 승리했던 지역구까지 확보했다.
아이오와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 보유 하원 의석 3개를 가져왔고, 인디애나 제5선거구에서는 민주당 J.D. 포드 후보가 공화당 빅토리아 스파츠 의원을 꺾었다. 해당 지역구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1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던 곳이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약진이 이어졌다. 텍사스뿐 아니라 조지아, 오하이오, 아이오와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이 보유했던 주지사 자리를 차지했다.
유권자들의 표심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관련 유권자 조사에서는 생활비 상승에 대한 불만과 행정부 권한에 대한 의회 견제 필요성이 주요 응답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거비와 연료비, 의료비 등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가 선거의 핵심 의제로 부각됐다. 이란 전쟁과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일부 지역에서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이번 결과가 자신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는 해석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선거운동을 잘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공화당 후보들의 패배 책임을 후보자 개인에게 돌렸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그레그 애벗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은 의회 다수당 확보를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예산안과 주요 입법, 행정부 감독 및 조사 권한을 둘러싼 백악관과 의회의 관계가 달라질 전망이다.
하원 민주당 지도자인 하킴 제프리스는 새 의회에서 하원의장에 도전하게 된다. 의장으로 선출될 경우 미국 역사상 첫 흑인 하원의장이 된다.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확보하면서 장관과 고위 공직자 인준, 연방 법관 인준 등 인사 문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입법부 협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국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관세와 통상 정책, 대외 군사정책,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의회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곧바로 미국의 기존 관세 정책이나 한미 안보정책의 변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과 의회의 입법·예산 권한에 따라 정책별 변화 가능성은 달라진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아직 일부 선거구의 최종 개표와 공식 인증 절차가 남아 있다. 민주당의 양원 다수당 확보가 보도된 가운데 최종 의석수와 접전 지역의 정확한 득표 결과는 추가 집계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공화당은 의회 주도권 상실과 함께 향후 국정 운영 전략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민주당은 의회 다수당으로서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하는 동시에 선거에서 제기된 경제·민생 문제에 대한 입법적 대응을 요구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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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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