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트럼프가 거듭 요구한 호르무즈 파병…정부,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에 ‘우회 파병’ 논란

[천지인뉴스] 트럼프가 거듭 요구한 호르무즈 파병…정부,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에 ‘우회 파병’ 논란

국방부, 오만 남방까지 작전구역 2배 확대…해상초계기·기뢰제거 전력 추가, 병력 395명으로 증원

트럼프 대통령 3월부터 한국 군함 파견 반복 요구…정부 “전쟁 개입 아니다” 선 그었지만 파병 범위 논쟁

정범규 기자

정부가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남방 해역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문제와 맞물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5일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기존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 남방 외해까지 확대하고, P-8A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 무인 기뢰제거 장비 등을 추가 파견하는 내용의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중동전쟁에 참여하기 위한 파병이 아니라 해적 활동 증가에 대응하고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인 파병 요구가 이어진 상황에서 작전구역과 임무, 투입 장비까지 확대되면서 향후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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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정안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는 기존 약 600해리에서 1,200해리로 두 배 확대된다.

새로운 작전구역의 북쪽 한계는 오만 두큼항 남단 부근으로,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과는 직선거리로 약 650㎞ 떨어져 있다.

호르무즈 해협과 맞닿은 오만만은 이번 작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파견 병력은 기존 320명 이내에서 395명 이내로 75명 늘어난다. 추가 전력에는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1대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수상정과 무인잠수정 등 기뢰 탐색·제거 장비가 포함된다.

특히 청해부대의 임무에 ‘국제 해상교통로상 항행의 자유 회복 지원’이 새롭게 추가된 점이 주목된다.

기존의 해적 퇴치와 우리 선박 호송 임무를 넘어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 확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활동 근거를 넓힌 것이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부터 한국을 직접 거명하며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해 온 상황과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군함을 보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3월 16일에는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에 선박 호위 작전 참여를 다시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주요 에너지 수송로를 보호하는 데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미국이 그동안 동맹국의 안보를 지원해 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한국과 일본 등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이 수개월 동안 군사적 참여를 요구해 온 가운데 한국 정부가 청해부대의 활동 범위를 호르무즈 인근으로 넓히기로 하면서 이번 결정이 미국의 요구를 일정 부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직접적인 요구로 이번 수정안이 마련됐는지, 양국 사이에 구체적인 파병 합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아덴만 일대의 해적 활동 증가를 제시했다.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 활동은 지난해 11건에서 올해 36건으로 늘어났다. 중동전쟁과 주변 해역의 군사적 긴장으로 국제 해상전력이 분산되면서 선박 안전을 위한 대응 능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한 청해부대는 한국군의 독자적인 지휘체계 아래 활동하며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추가 파견 장비 가운데 폭발물처리반과 무인 소해전력이 포함된 점은 별도의 논쟁을 불러오고 있다.

기뢰제거 장비는 해상교통로의 안전 확보에 필요한 전력이지만,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문제가 되는 군사적 위협 가운데 하나 역시 기뢰이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향후 안전한 작전 환경이 마련될 경우에 대비하는 측면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의 청해부대 임무 확대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 가능성이 별개의 문제이면서도 군사적 준비 측면에서는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이번 결정을 사실상 우회 파병이라고 비판하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우회 파병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실제 병력을 투입하려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료나 양측의 합의 등 안전한 여건이 마련돼야 하며, 별도의 국회 동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청해부대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은 5일 차관회의를 통과했으며 다음 주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회가 동의하면 확대된 작전구역과 임무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된다.

앞으로 국회에서는 청해부대 임무 확대의 필요성과 함께 전쟁 불개입 원칙, 장병 안전, 미국의 파병 요구와의 연관성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작전구역 확대가 향후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제거 또는 선박 호위 임무로 이어질 가능성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다.

미국의 요청에 따른 국제적 해상안보 협력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한 독자적 판단은 구분돼야 한다.

정부가 밝힌 전쟁 불개입 원칙이 실제 작전에서도 유지되는지, 추가 군사적 참여가 추진될 경우 국회의 통제와 동의 절차가 충분히 보장되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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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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