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5-02-28
KBS가 28일 방영 예정이던 <추적 60분>의 ‘계엄의 기원 2부 – 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을 전날 오후 갑자기 편성에서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정은 “프로그램 내용이 극우집회 세력을 자극할 수 있어 KBS가 물리적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내려졌다. 이에 KBS PD들은 즉각적으로 “편성 삭제를 철회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출근길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추적 60분>의 편성 삭제에 항의하는 피켓팅을 진행했다. 손팻말에는 ‘하루 전에 불방 통보,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와 ‘추적 60분 불방 결정, 제작진은 분노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노조에 따르면, KBS 사측은 전날 오후 5시 44분에 내부망을 통해 KBS 1TV의 편성 변경 사항을 공지했다. 원래 이날 오후 10시에 방영될 예정이었던 <추적 60분>은 삭제되고 <3·1절 기획 다큐 온>으로 대체됐다.
<추적 60분>의 제작진은 성명서를 통해 “어제 오후 4시 38분에 편성본부 내에서 프로그램의 편성 삭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처음에는 다큐온 3·1절 특집 방송을 하루 일찍 하고 싶다는 이유가 제시되었고, 또 다른 이유로는 3월 1일에 예정된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에서 극우단체가 KBS로 몰려와 난동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방송은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시위 현장에 나타난 인물을 통해 가짜뉴스의 생성과 확산 과정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KBS PD들은 “편성 삭제 논의 과정에서 국장과 CP를 포함한 교양다큐센터 제작진은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KBS PD협회는 “편성 변경 통보가 오후 4시에 이루어졌고, 다큐온 프로그램 파일이 오후 7시에 입고된 점을 고려할 때, 담당 PD가 보여준 적이 없는 다큐온을 어떻게 확인했는지를 묻고 싶다”고 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추적 60분을 담당하는 교양다큐1국장조차 방송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며 “이는 심각한 제작 자율성 침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KBS 사측에 편성 삭제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KBS PD협회는 “방송에 대한 위협을 막아야 하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라고 비판했다. <추적 60분>의 제작진은 “이번 편성이 공영방송의 신뢰와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송임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제작자의 자존심을 짓밟는 비상식적 결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범규 기자 뉴스제보 chonjiin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