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댓글부대’ 실체 드러나… 리박스쿨 중심 ‘자손군’ 댓글공작 정황 포착

“이준석·이재명 깎아내리고 김문수 띄워라”… 조직적 여론조작 실태 추적
이승만·박정희 추종 교육 위장한 보수단체, 네이버 댓글 조작 ‘총알작전’ 진행
“댓글 훈련하면 장학금 준다”… 김문수 후보와 연관성도 시사
정범규 기자
윤석열 정권 하에서 재가동되고 있는 이른바 ‘보수 댓글부대’의 실체가 드러났다.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일대에 모여 있는 보수 성향 단체들의 조직적 여론 조작 실태를 고발하며, 그 중심에 ‘리박스쿨’이라는 단체와 ‘자손군’이라는 댓글작업팀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중심의 역사 교육을 내세운 단체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목적의 댓글 조작 활동을 주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리박스쿨과 댓글팀 ‘자손군’의 활동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비방, 김문수 후보 띄우기 등에 집중됐다.
‘종로빌딩’에 모인 17개 보수단체… 출처는 애국단체총협의회
뉴스타파는 사회관계망 분석(SNA)을 통해 수백 개의 시민단체를 추적한 결과, 다수의 단체들이 종로구 인사동 ‘종로빌딩’에 주소지를 두고 활동 중임을 확인했다. 해당 빌딩에는 자유연대, 자유언론국민연합, 리박스쿨 등 17개 이상의 단체가 입주해 있으며, 이들은 일제히 윤석열 정권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활동을 벌여왔다.
이들의 뿌리는 ‘애국단체총협의회(애총)’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국가정보원과 대기업 자금으로 관제 데모를 벌인 전력이 있다. 현재 자유연대 대표이자 애총 사무총장인 이희범 씨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시민사회본부장을 맡았던 인물로, 대선을 전후해 수십 개의 유령 시민단체를 만들어 여론전을 주도했다.
댓글부대 ‘자손군’, 리박스쿨 통해 운영… “이재명 까고 김문수 띄워라”
뉴스타파는 5월 8일 리박스쿨이 모집한 ‘6.3 댓글 감시단’에 취재진이 자원봉사자로 잠입해 내부 실태를 직접 확인했다. 겉보기에는 역사 교육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조직적인 댓글 교육 및 작성 훈련이 이뤄지고 있었다.
댓글 작성 교육에서는 구체적인 문구 지침이 제공됐고, 기사 내용과 무관한 댓글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후보를 띄우는 방식이 반복됐다. 예시 문구로는 “김문수 정직 청렴하고 유능한 후보”라며 “윤어게인의 별이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외에도 “커피 원가 120원 이재명이 경제 1도 모르는 XX”라는 비방 댓글도 안내되었다.

‘자손군’ 카카오톡 단톡방 운영… 매시각 조장 지정, 공감 클릭 유도
자손군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운영됐다. 단톡방에는 100여 명이 참여 중이며,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시간별 ‘청년 리더(조장)’가 지정돼 있었다. 조장은 자신이 작성한 댓글과 네이버 아이디, 기사 링크를 공유하고, 다른 참여자들은 해당 기사에 들어가 ‘공감’을 눌러 댓글을 상단에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리더들은 댓글 작성에 필요한 네이버 계정을 ‘총알’이라 불렀고, 총알이 부족하면 운영자가 직접 아이디를 지급했다. “하루 댓글 20개, 공감 50개 제한이 있어 다수의 계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계정 관리와 댓글작업이 병행되고 있었다.
정치 뉴스는 물론 연예·날씨 기사까지 댓글 도배
자손군의 활동은 대선 관련 기사뿐 아니라 연예·날씨 등 다양한 기사로 확대됐다. 리박스쿨 측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기사 안 읽고 댓글만 본다”며, 사람들이 많이 보는 기사에 선제적으로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를 공략한다고 밝혔다.
특히 조장 중 한 명인 ‘우혁’(닉네임 ‘우럭맨’)의 활동 내역을 보면, 살인사건 기사나 학원 관련 기사 등 정치와 무관한 기사에도 이재명 비방 댓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댓글 잘 쓰면 장학생 된다”… 정치공작과 금전 유인 병행
리박스쿨 대표 손 모 씨는 댓글작업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장학생 선발’이나 내부 고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참여자는 댓글 공작이 익숙해지면 장학금 혜택이나 추후 ‘함께 일할 기회’도 제공받는다는 것이다.
손 씨는 윤석열 정권 비판 기사에 ‘가짜뉴스 시상식’까지 기획했던 장본인이며, 자유연대·전광훈 목사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김문수 후보와의 개인적인 친분도 강조하며 “김 후보가 이 사무실에 다녀간 적도 있다”고 밝혔다.
김문수 측 “리박스쿨과 무관” 주장… 손 씨 “우린 같이 하면 안 돼” 발언도
한편 김문수 후보 측은 뉴스타파의 질의에 “리박스쿨과 김 후보는 전혀 관계없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손 씨는 “같이 선거운동하면 큰일 난다”며,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을 언급하며 불법 논란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손군의 댓글 활동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으며, 체계적인 여론 조작의 실체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조직을 확장하고 있었다.
결론: 윤석열 정권 하 ‘보수댓글조작 부활’, 철저한 수사 필요
이번 뉴스타파 보도는 윤석열 정권 하에서 다시 등장한 ‘댓글부대’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리박스쿨과 자손군은 과거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떠올리게 하는 조직력과 활동방식을 보이며, 정치적 여론 조작이 실제 선거 국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시민사회는 이번 사안을 철저히 수사하고, 유사한 조직적 여론조작 시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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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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