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머스크, 약물 영향 받은 듯”… 미·테크 권력 충돌 격화

정범규 기자

NYT “트럼프, 머스크 행동 약물 영향 의심” 보도
스페이스X·테슬라 겨냥한 보복 시사, 전문가 “위법 소지”
머스크도 정면 반격 준비… 美 권력·산업 갈등 본격화 조짐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함께 전 세계 민주주의 회복 움직임이 주목받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간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주요 언론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과의 대화에서 머스크의 언행이 ‘약물 영향일 수 있다’는 의혹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석상이 아닌 비공식 대화에서 머스크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양측 간 파국으로 치닫는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NYT는 과거 머스크의 측근을 인용해 그가 케타민, 엑스터시 등 각성제를 수시로 복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사실무근”이라며, “의사의 처방 하에 케타민을 일시 복용했지만 현재는 중단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다시 거론하면서 갈등은 외교·국방·산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이스X의 기밀 접근 권한 박탈, 국방부 및 NASA와의 계약 재검토, 테슬라와 뉴럴링크 등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보복 수단으로 거론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연방정부 기관을 정적에 대한 보복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며 법적 문제 소지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 역시 일방적으로 당할 처지는 아니다. 스페이스X는 현재 미 국방부와 NASA의 핵심 파트너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골든 돔(우주 방어체계)’ 구상 실현에도 필수적인 존재다. 일각에선 “정치가 기술 산업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경우, 안보와 경제 모두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머스크는 현재 X(前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행보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며, 여론전과 로비, 법적 대응 등 다각적 반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재계 충돌을 넘어, 국가 권력과 기술 권력 사이의 구조적 긴장이 표면화된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내 정치권이 정적을 향해 국정 권한을 ‘사적 무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치의 공공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진영 논리를 넘어, 국정운영의 원칙과 법치주의에 대한 시험대에 올라선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향후 미국 정치뿐 아니라 글로벌 질서 재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