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김건희 청탁 정황 수면 위로… 통일교 윤영호 전 본부장 구속

정범규 기자
건진법사에 수천만원대 명품 제공
김건희씨 측 향한 청탁 정황 드러나
특검, 메콩강·YTN·대통령실 로비 수사 확대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지낸 윤영호 전 본부장을 전격 구속했다. 그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수천만 원대의 고가 목걸이와 명품 가방 등을 제공하고 각종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 전 본부장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윤 전 본부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변을 하지 않았다.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건진법사를 매개로 김건희 씨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고가의 선물을 전달하고, 메콩강 개발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통일교 주요 사업과 관련된 청탁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은 해당 선물의 구매 비용을 통일교 재정에서 충당한 정황도 확인됐으며, 특검은 이를 뒷받침할 기안서를 확보하고 자금 흐름을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성동 의원을 지지하기 위해 교인들을 당원으로 조직적으로 가입시켰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른바 ‘교단 동원 선거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며, 건진법사를 매개로 한 정치권 로비 정황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청탁과 명품 제공, 정치 개입 정황까지 두루 걸쳐 있는 윤 전 본부장의 구속은 김건희 씨를 둘러싼 특검 수사에 큰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특검은 향후 건진법사와 윤 전 본부장 간의 물품 전달 경위, 로비 지시자, 청탁 수혜자의 존재 등을 집중적으로 추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