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천지인 영감/연재 소설

【천지인 영감】 빨대만 보이고, 숲은 안 보이나 [천지인뉴스]

추미애 발언의 표현만 부각된 공방…국가직 소방공무원 재정 부담이라는 본질은 어디로 갔나

정범규 기자

추미애 발언의 표현만 부각된 공방…국가직 소방공무원 재정 부담이라는 본질은 어디로 갔나

정범규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방송과 시사프로그램에서는 ‘빨대’라는 단어의 적절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방정부가 상당 부분 부담하는 현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경기도 역시 소방관을 비하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 부족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방관들이 해당 표현에 불쾌감을 느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 공직자의 언어에는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 그러나 발언의 표현을 비판하는 것과 발언 전체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에 집중된 소방 재정 부담은 실제로 따져봐야 할 정책 과제다. 특정 단어만 반복적으로 부각하고 그 배경과 해명을 충분히 전달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논란은 알게 되지만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할 정보는 얻지 못한다.

천지인 영감은 거대한 숲 앞에서 작은 빨대 하나만 들여다보는 방송 화면을 가리킨다. 숲에는 국가직 전환, 지방재정 부담, 소방관 처우, 국비 지원 확대라는 중요한 과제들이 빼곡하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자극적인 말 한마디만이 아니다. 왜 그런 발언이 나왔는지, 해명은 무엇인지, 실제 재정 구조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까지 알아야 한다. 언론의 역할은 논란을 키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전체 맥락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천지인 영감님 한 말씀

“말 한마디는 따져도 좋다. 그러나 그 말이 가리킨 현실까지 지워서는 안 되지! 빨대만 확대하지 말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소방 재정의 숲도 보여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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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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