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세청, 성실 납세자 세무조사 부담 낮추고 해외 재산 숨긴 고액체납자 끝까지 추적 [천지인뉴스]

국세청, 성실 납세자 세무조사 부담 낮추고 해외 재산 숨긴 고액체납자 끝까지 추적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국세청이 성실 납세자의 세무조사 부담은 줄이는 대신 악의적 고액체납과 민생침해 탈세에 대해서는 대응을 강화한다. 해외에 재산을 숨긴 고액체납자를 추적하기 위한 전담팀을 설치하고 해외 과세당국과의 징수공조도 확대한다.

국세행정개혁위원회는 28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2026년 회의를 열고 하반기 세무조사 운영방향과 악의적 고액체납자의 해외 은닉재산 징수 강화, 국세외수입 체납 통합징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탈세와 재산 은닉에는 조사·징수 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 주요 방향이다.

국세청은 국세외수입 체납액의 징수·관리도 국세청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세외수입 체납액은 2020년 13조3천억원에서 2024년 16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관련 체계를 정비해 국세 징수기관을 넘어 통합 재정수입기관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세무조사 분야에서는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이어진다.

납세협력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한 납세자에 대해서는 기업 현장에 조사인력이 장기간 머무는 상주조사를 필요한 수준으로 최소화한다. 지난해 10월 제도 시행 이후 정기 세무조사의 평균 상주기간은 52일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33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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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중요한 경영 일정을 피해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정기조사 시기선택제’도 운영한다. 납세자는 3개월 범위에서 희망 조사시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발송된 안내문 3,530건 가운데 88%가 1순위 희망 시기로 결정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지방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부담도 완화한다.

매출액 10억원 미만 소상공인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유예는 당초 올해 6월 말에서 12월 말까지 연장한다. 정부 포상을 받은 중소기업도 정기조사 유예 대상에 추가하고, 지방소재 기업의 정기 세무조사 유예기간은 최대 3년으로 확대한다. 수도권 기업의 유예기간은 2년이다.

반면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시장 질서를 훼손하고 서민 생활에 피해를 주는 탈세에 대해서는 대응 강도를 높인다.

법인 명의의 초고가주택이나 슈퍼카 등 비업무용 자산을 사적으로 이용한 탈세자의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주가조작·중복상장·주가 누르기 등 편법적인 자본거래를 이용한 탈세도 적발·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가격담합과 매점매석 등으로 물가 불안을 조장하거나 서민을 상대로 한 불법행위를 통해 폭리를 취하는 민생침해 탈세에도 강력 대응한다.

특히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악의적 고액체납자에 대한 추적망을 강화한다.

지방국세청 비정기 조사국에 세무조사와 체납추적을 연계하는 전담팀을 처음 설치한다. 체납·비정기조사·국제조사 전문가를 배치해 재산 은닉과 강제징수 회피 행위를 조사하고, 법인 탈세 혐의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인 세무조사까지 단계적으로 연계한다.

해외 과세당국과의 국제공조도 확대한다. 현재 일본과 호주 등을 포함한 77개 국가와 징수공조가 가능하다. 징수공조는 국내 강제징수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 재산에 대해 외국 과세당국이 현지에서 압류·추심 등을 진행하도록 요청하는 국가 간 협력 절차다.

국세청은 지난해 호주·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 9월까지 헝가리·벨기에·영국·라이베리아·뉴질랜드 등과 실무협정을 체결했으며 대상 국가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국세외수입 체납 문제도 손질한다.

과징금과 과태료, 관유물대여료 등 국세외수입은 300여개 법률에 따라 64개 부처가 개별적으로 부과·징수하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체납액은 2020년 13조3천억원에서 2021년 14조1천억원, 2022년 14조5천억원, 2023년 15조9천억원, 2024년 16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압류·공매와 명단공개, 과세정보 활용, 체납 징수권한의 국세청 일원화 등을 담은 ‘통합징수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월 26일 발의돼 4월 30일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뒤 소위원회에 회부됐다.

통합징수 제도 시행에 앞서 기간제근로자 7천명 규모의 체납관리단을 통해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체납자 424만명, 약 16조원 규모에 대한 실태 확인도 진행한다.

국세행정개혁위원회는 해외 은닉재산 환수와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문제를 올해 하반기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공동 개최하는 ‘국세행정포럼’에서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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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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