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착취물 불법사이트 29% 감소…운영자 32명 검거·‘돈줄’까지 끊는다 [천지인뉴스]
성착취물 불법사이트 29% 감소…운영자 32명 검거·‘돈줄’까지 끊는다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 대응 방식을 피해 영상 삭제 중심에서 불법사이트 자체를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뒤 활성화 상태의 불법사이트가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서버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이용해 추적과 차단을 피해온 사이트 운영자 32명도 검거됐다.

성평등가족부는 22일 제3차 범정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협의체를 열고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추진 실적을 점검했다. 정부에 따르면 활성화 상태의 음란 불법사이트는 기존 6683개에서 지난 14일 기준 4736개로 줄었다. 경찰은 불법촬영물 등을 반복 유포한 운영자 32명을 검거하고 66개 사이트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정부는 성착취물 사이트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불법 도박사이트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불법 도박사이트 관련자 3663명을 검거하고 236개 사이트의 운영을 중단했으며, 범죄수익금 1760억 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했다. 성착취물 사이트 관련 범죄수익금도 27억 원을 몰수·추징했다.
정부는 지난 8월 20일 범정부 합동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기존의 삭제 지원 중심 대응에서 성착취물 재유포와 확산의 기반이 되는 불법사이트 자체를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이번 단속에서 경찰청은 해외에 서버를 두거나 CDN 등 임시 서버를 이용하면서 삭제 요청에 지속적으로 응하지 않은 사이트들을 집중 추적했다.
운영자 32명을 검거해 66개 사이트의 운영을 중단했으며, 이 가운데 16개 사이트는 개발자까지 검거했다. 계좌 추적을 통해 범죄수익금 27억 원도 기소 전 몰수·추징했다.
특히 정부는 성착취물 유통 사이트의 수익원이 되는 불법 도박사이트까지 단속 대상을 확대했다.
경찰청은 불법 도박사이트 관련자 3663명을 검거하고 236개 사이트의 운영을 중단했다. 운영자금으로 악용되는 도박 범죄수익금 1760억 원도 기소 전 몰수·추징했다.
정부가 불법사이트를 단순히 접속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자와 개발자, 서버와 호스팅 업체, 광고와 범죄수익까지 동시에 추적하는 방식으로 대응 범위를 넓힌 것이다.
해외에 서버를 두면 국내 당국의 조치를 피할 수 있다는 기존 불법사이트 운영 방식에도 대응이 강화되고 있다.
경찰청은 현재 76개 불법사이트를 수사하고 있으며 서울·부산·경기남부·전남경찰청에 전담 특별수사팀을 신설해 집중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법무부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해외로 도피한 운영자를 추적해 송환을 추진하고 국정원도 해외 정보 협력과 조사에 나섰다.
삭제 요청을 거부하는 사이트에 서버를 제공하는 해외 호스팅 업체에 대한 대응도 시작됐다.
성평등가족부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과 함께 호스팅 업체 5곳에 68개 불법사이트의 서비스 중단을 공식 요청했다.
이후 호스팅 중단 1건이 이뤄졌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3331건과 비동의 성착취물 1만2527건이 삭제됐다.
접속 차단 속도도 빨라진다.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는 대상 불법사이트 6683개 가운데 5077개, 76%에 대해 차단 시정요구를 완료했다. 나머지 1606개는 심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불법촬영물 등이 유통되는 사이트는 24시간 이내 전자심의를 처리하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CDN을 이용해 기존 접속차단을 우회하는 방식에도 대응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CDN 사업자 15개사를 현장 점검하고 380개 사이트에 대해 CDN 단계 접근제한 조치를 완료했다. 정부는 ISP와 학계·법조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통해 새로운 접속차단 기술을 검증한 뒤 내년 상반기 도입할 계획이다.
불법 성인 스팸문자도 추적 대상이다.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성인유형 불법스팸문자 144만 건을 분석해 487개 키워드 조합을 선정했으며 이를 불법 스팸 차단에 활용할 예정이다.
법과 제도도 손질한다.
정부는 불법사이트 개설 행위를 독립된 범죄로 처벌하고 광고수익을 차단하는 방안, 삭제 요구에 지속적으로 불응하는 사이트에 대한 긴급차단 요구권 등을 담은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수사기관이 불법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증거를 수집하고 원본을 삭제하는 이른바 ‘능동적 방어 제도’ 도입도 추진 대상이다.
다만 불법사이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부는 기존 사이트가 폐쇄되더라도 도메인을 변경하거나 사칭 사이트를 새로 만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신규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불법사이트도 실질적인 무력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며 도메인 변경과 사칭 사이트까지 계속 추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 성착취물의 삭제 건수뿐 아니라 폐쇄된 사이트의 재개설 여부와 해외 운영자 송환, 불법사이트의 광고·도박 자금 흐름을 실제로 얼마나 차단할 수 있느냐가 범정부 대응의 지속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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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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