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천지인 영감/연재 소설

[연재] 신과 인간 사이 천신장군암 점사록,제56화. 무너진 자존심, 텅 빈 신당의 기도

[연재] 신과 인간 사이 천신장군암 점사록

제56화. 무너진 자존심, 텅 빈 신당의 기도

신엄마의 전회가 차갑게 끊기고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은 오지 않았다. 대출 이자 날짜는 매서운 칼날처럼 다가오고, 옥상에 세워둔 천존기와 산신기, 조상기만 바람에 무심하게 펄럭일 뿐 신당의 문고리는 미동조차 없었다.

‘이대로 손놓고 신엄마만 믿고 기다릴 수는 없다. 신당 세를 내고 이자를 갚으려면 어떻게든 손님을 맞아야 한다…….’

벼랑 끝에 몰린 선영 보살은 결국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마지막 자존심을 쓰레기통에 처박듯 던져버리기로 했다. 신내림을 받았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알리는 것은, 무당이 된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피하고 싶은 형벌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당장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체면 따위를 차릴 여유는 없었다.

선영은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들어 그동안 인연을 맺어왔던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일일이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나…… 신 받았어. 작게 신당 차렸으니까 시간 될 때 얼굴이나 한번 보자.”

수화기 넘어 돌아오는 지인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걱정과 응원의 말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 다정한 음성 너머로 서리는 묘한 연민과 은근한 거부감은 선영의 귓전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어머, 선영아…… 진짜 무당이 됐다고? 이혼하고 힘들다더니 결국 그렇게까지 된 거야?”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어떻게 무당 길을 가니…… 어쩌면 좋아.”

위로를 가장한 혀 차는 소리, 이혼녀라는 낙인에 이어 ‘무당’이라는 주홍글씨까지 새겨진 그녀를 은근히 깔보고 아래로 훑어내리는 듯한 어조. 전화가 끊길 때마다 선영은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수치심과 수모를 견뎌야 했다. 한때 번듯한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자신이, 이제는 지인들에게 쯧쯧 소리를 들으며 동정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는 사실에 피눈물이 흘렀다.

점잘보는집 광고
💚 클릭 시 요금 발생 X | 상담 문의·예약 100% 무료

답답한 속마음, 부담 없이 편하게 물어보세요!

📲 010-9393-6716 전화 연결

※ 눌러도 자동 결제되지 않으며, 일반 전화 통화로 연결됩니다.

하지만 선영은 입술을 깨물며 솟구치는 울컥함을 참아냈다.

‘아니다, 신명님이 나를 시험하시는 거다. 내가 하심(下心)을 얻고 낮아져야 참된 제자가 된다고 하셨다. 신명님만 믿자. 참아야 한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를 주워 담으며 선영은 촛불만이 넘실거리는 텅 빈 신당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향을 피우고 옥수를 올린 뒤, 제단 위 별상할머니와 신령님들의 탱화를 바라보며 절박하게 매달렸다.

“신령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제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토록 모진 수모를 겪어야 합니까. 신엄마도 외면하고 세상 사람들도 저를 손가락질하지만, 저는 오직 신령님 한 분만 바라보고 이 길에 들어섰습니다. 제발 영의 눈을 열어주시고 참된 공수를 내려주소서. 이 불쌍한 자손 버리지 마소서…….”

차가운 장판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선영은 목놓아 울었다. 서러움과 불안, 그리고 신령을 향한 절박한 기도가 밤마다 낡은 단독주택의 작은 방을 가득 채웠다. 자신을 버린 신엄마에 대한 원망마저 기도 속에서 눈물로 씻어내려 애쓰며, 선영은 오직 신령님의 자비만을 간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영의 소식을 들은 가까운 지인 한두 명이 안타까운 마음에 낡은 신당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선영아, 고생 많았지? 얼굴이 왜 이렇게 반쪽이 됐어…….”

지인들이 사 온 박카스 한 박스와 음료수를 마당 평상에 올려놓고 손을 잡아줄 때, 선영의 굳어있던 가슴 한구석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비록 점사를 보러 온 손님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걸어온 모진 시간을 알아주고 따뜻한 위안을 건네는 이들의 온기 덕분에 선영은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지인들이 돌아간 뒤, 선영은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신당에 앉아 촛불을 밝혔다. 여전히 빚더미는 무거웠고 미래는 안갯속이었지만, 신령님에 대한 지극한 매달림과 작은 온기 속에서 선영 보살은 겨우 겨우 신제자로서의 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다.

(다음 회에 계속) / 글쓴이 계룡산 벼락신장법사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글은 자료 정리 과정에서 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습니다.

📞 전화 신점 상담
지금 눌러 바로 상담하기
오늘의 무료 사주풀이 바로가기
생년월일 입력 시 1분 자동 분석
▶ 지금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