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천지인 영감/연재 소설

[연재] 신과 인간 사이 천신장군암 점사록 제32화. 닫힌 마음, 신당으로 향하는 험난한 길

[연재] 신과 인간 사이 천신장군암 점사록 제32화. 닫힌 마음, 신당으로 향하는 험난한 길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속여서라도 꼭 데려오셔야 합니다. 그래야 아드님을 살립니다.”

하동 산자락을 내려오는 내내 법사의 단호한 음성이 어머니의 귓전을 맴돌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창밖으로 어둠이 짙게 깔릴수록 어머니의 마음은 납덩이를 매단 듯 무거워졌다. 집집마다 불이 켜진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 익숙했던 풍경마저 생경하고 으스스하게 다가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것은 매캐하고 탁한 냄새였다. 환기를 시키지 않아 퀴퀴한 방 안 공기에, 정체 모를 음산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 민우의 방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 너머로 낮게 웅얼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민우야… 엄마 들어간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불도 켜지 않은 캄캄한 방구석에 민우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평소 좋아하던 성경책은 바닥에 팽개쳐진 채였고, 아이는 제 손톱을 피가 나도록 물어뜯으며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낮에 담임 선생님에게 들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민우야, 엄마랑 내일 드라이브 삼아 하동에 좀 다녀오자. 경치 좋은 곳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바람 좀 쐬면 마음이 한결 나아질 거야.”

어머니가 짐짓 밝은 목소리로 민우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하지만 민우는 거칠게 어머니의 손을 뿌리쳤다.

“싫어! 안 가! 나 지금 귀에서 자꾸 가지 말라고 소리 지른단 말이야! 가면 죽여버린대!”

갑작스러운 발악에 어머니는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평소 주일마다 친구들과 교회에 가며 “엄마, 하나님이 늘 지켜주실 테니까 걱정 마”라며 웃던 맑은 아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귀신이 제 정체를 들킬까 봐 아이의 입을 빌려 악을 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민우야, 제발 엄마 말 좀 들어… 너 이러다 정말 큰일 나…”

“나 안 미쳤어! 교회 목사님도 기도해 주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셨단 말이야! 왜 자꾸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해?!”

민우는 제 귀를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틀어막으며 침대 구석으로 파고들었다.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채 사방으로 흔들리고 있었고, 입술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종교적인 신념과 아이를 장악한 지박령의 거부감이 동시에 터져 나와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눈물을 삼키며 법사의 말을 떠올렸다. ‘속여서라도 데려와야 한다.’ 이대로 부모가 약해지면 자식을 영영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머니는 입술을 깨물며 독한 마음을 먹었다.

“그래, 민우야. 엄마가 미안해. 안 갈게. 대신 내일 엄마 친구가 하동 근처에서 아주 용한 한의원을 한다는데, 거기서 총명탕이라도 한 재 지어 먹자. 몸이 허해서 환청이 들리는 걸 수도 있대. 그것마저 싫다고 하면 엄마 정말 길바닥에 쓰러질지도 몰라…”

어머니의 애끓는 거짓말과 눈물 어린 읍소에, 민우는 한참을 벽에 머리를 박고 웅얼거리다 이윽고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영혼이 지박령과의 싸움으로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던 탓이었다.

다음 날 아침, 하동으로 향하는 차 안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조수석에 앉은 민우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손가락을 까딱거렸고, 그 손끝이 향하는 방향은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악귀가 자신을 파멸시킬 벼락신장의 도량으로 끌려가고 있음을 직감한 듯했다.

(다음 회에 계속) / 글쓴이 계룡산 벼락신장법사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글은 자료 정리 과정에서 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습니다.

📞 전화 신점 상담
지금 눌러 바로 상담하기
오늘의 무료 사주풀이 바로가기
생년월일 입력 시 1분 자동 분석
▶ 지금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