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국민의힘, 검찰개혁·연임개헌 동시 공세…이 대통령 실제 발언은 ‘정상외교’ 설명
[천지인뉴스] 국민의힘, 검찰개혁·연임개헌 동시 공세…이 대통령 실제 발언은 ‘정상외교’ 설명
정범규 기자
국민의힘이 10일 검찰개혁과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를 동시에 꺼내 들며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검찰 권한 축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근거로 민주당의 검찰개혁 방향을 비판하는 한편, 이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연임을 위한 개헌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직접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연임 개헌 논란의 근거로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이 대통령의 프랑스 현지 발언은 연임이나 개헌 계획을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다. 이 대통령은 정상외교를 임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임기가 헌법상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빨리 정상외교를 시작해야 그 효과를 오래 누릴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론 역시 정부와 민주당이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검찰 권한 축소’가 정부가 가장 잘못한 정책이라는 응답에서 2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를 검찰개혁 자체에 대한 국민적 반대로 단정하기보다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와 검찰 권한 분산이라는 개혁 요구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추진한 검찰 권한 축소가 정부의 가장 잘못한 정책으로 꼽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검찰 권한 축소를 가장 잘못한 정책으로 선택한 응답은 23.4%, 잘한 정책으로 꼽은 응답은 8.6%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잘못했다는 응답이 15.9%, 잘했다는 응답이 13.3%였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실제 한길리서치가 9일 공개한 조사에서도 검찰 권한 축소는 ‘가장 잘못한 정책’ 항목에서 23.4%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한 것으로 보도됐다. 부동산 정책이 21.8%로 뒤를 이었다.
이 대목은 민주당도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검찰개혁이라는 명분만으로 보완수사권 폐지 과정에서 제기되는 범죄 피해자 보호와 경찰 부실수사에 대한 우려까지 덮어서는 안 된다. 실제 보완수사권 존치를 요구하는 여론이 상당하다는 조사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여기서 국민의힘의 주장을 한 단계 더 들여다볼 필요도 있다.
보완수사권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검찰개혁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사실상 독점하며 막대한 권한을 행사해 온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문제와 경찰의 부실수사를 보완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는 동시에 논의할 수 있다.
오히려 최근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검찰 내부 문건의 출처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은 검찰개혁의 또 다른 숙제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검찰의 사건 처리 예정 보고서라고 주장하면서 법무부가 검찰 내부 문서 유출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문서의 생성·열람·출력·전송 기록을 보존하고 자료의 유출 및 전달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 누가 자료를 유출했는지, 어떤 경로로 한 의원에게 전달됐는지, 그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는지는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개혁 논쟁에서 수사권만큼 중요한 것이 수사정보에 대한 통제라는 점은 이번 논란이 던진 분명한 질문이다.
검찰청의 간판을 바꾸고 수사권을 분리하면서도 기존 검사 조직과 정보관리 체계가 사실상 그대로 남는다면 개혁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이날 개헌 문제에서도 이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프랑스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동포간담회에서 자신의 임기가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으며, 국민이 궁금한 것은 현행 헌법의 내용이 아니라 개헌을 통해 다시 출마할 길을 열 생각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에게 자신의 연임·중임을 위한 개헌은 없다고 직접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그런데 장 대표 스스로도 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해외 순방을 자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의 발언 전체 맥락을 보면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헌법상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정상외교를 빨리 시작해야 그 효과를 오래 누릴 수 있으며, 임기 후반에 관계를 개선하면 효과를 누릴 시간이 짧아진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프랑스 동포 오찬간담회 공식 브리핑 역시 이날 행사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계기로 동포사회와 소통하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재외동포 정책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해당 발언만을 떼어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추진의 근거로 단정하기에는 확인된 사실이 부족하다.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대통령에게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수는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실제 연임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려면 발언의 일부가 아니라 구체적인 개헌안이나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 실제 추진 움직임 같은 근거가 뒤따라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후보자 문제도 다시 꺼냈다.
장 대표는 두 사람을 ‘김&용’이라고 지칭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고,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선량한 농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몰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주 화요일 농지 조사와 관련한 간담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야당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대통령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정치적 역할이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국민의 우려가 확인된다면 정부와 민주당 역시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실제 범죄 피해자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개혁의 후퇴가 아니라 개혁을 제대로 완성하는 과정일 수 있다.
그러나 정책 비판과 정치적 추론은 구분돼야 한다.
이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일찍 시작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제한된 임기를 언급한 것을 곧바로 자신의 연임을 위한 개헌 문제로 연결한다면, 먼저 그 연결고리를 입증할 사실이 필요하다.
검찰개혁 역시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에서 검찰 권한 축소에 대한 우려가 확인됐다고 해서 검찰개혁의 필요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의 과도한 권한은 분산하면서 범죄 피해자를 보호할 보완수사 장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검찰이 보유한 수사정보가 정치적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어떤 통제장치를 만들 것인지가 지금 정치권이 답해야 할 문제다.
검찰을 지키느냐 없애느냐의 싸움도, 대통령이 연임을 노리느냐 아니냐의 추측도 국민의 삶보다 앞설 수 없다.
야당의 견제에는 근거가 필요하고, 정부·여당의 개혁에는 국민을 설득할 책임이 따른다.
정치권이 지금 경쟁해야 할 것은 더 자극적인 표현이 아니라 누가 더 정확한 사실과 현실적인 대안을 국민 앞에 내놓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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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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