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남의 ‘오빠’는 본질이라던 한동훈…의원실 ‘오빠’ 증언엔 뭐라 답할까
[천지인뉴스] 남의 ‘오빠’는 본질이라던 한동훈…의원실 ‘오빠’ 증언엔 뭐라 답할까
정범규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연일 ‘오빠’를 외쳐온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한 의원이 김 후보자와 민주당 인사들을 겨냥해 ‘오빠 독약 로비’,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 등의 표현을 반복하며 양모씨와의 친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해온 가운데, 이번에는 현재 한동훈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보좌진 역시 과거 양씨와 알고 지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특히 한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오빠’라는 표현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로비 의혹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사안에서는 오빠가 본질”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렇다면 한 의원 스스로 ‘본질’이라고 규정했던 그 잣대가 자신의 의원실을 향했을 때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주간경향은 지난 16일 전 국민의힘 관계자 A씨의 증언을 토대로 현재 한동훈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B씨가 과거 양씨가 운영했던 서울 청담동 업소 ‘야기빠’에 드나들었으며, 양씨가 B씨를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하게 대했다고 보도했다.
양씨 역시 B씨가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자신이 운영했던 업소의 단골이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B씨가 양씨의 업소에 다녔다는 사실이나 양씨가 B씨를 ‘오빠’라고 불렀다는 증언만으로 두 사람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현재까지 B씨가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의 제보자였거나 관련 자료를 한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사실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천지인뉴스 역시 이를 근거로 B씨에게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덧씌울 생각은 없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한 의원에게 묻고 싶은 것이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승원 오빠 말고도 민주당 오빠들이 더 나온다”고 주장했고, 이를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라고까지 표현했다.
당내에서도 ‘오빠’라는 호칭보다 실제 로비가 있었는지가 본질 아니냐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지만 한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이 사안에서는 오빠가 본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이 관련 자료 유출 의혹 수사에 나선 뒤에도 한 의원은 “경찰도 민주당 오빠들의 이빨이 되어주기로 한 것이냐”는 표현을 사용했다.
‘오빠’는 한 의원의 일회성 말실수가 아니었다.
의혹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핵심 정치적 언어로 반복해서 사용됐다.
‘오빠’라는 친근한 호칭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양씨와 김 후보자 및 민주당 인사들의 관계에 독자와 유권자의 시선이 쏠리도록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와 똑같은 단어가 자신의 의원실을 향하고 있다.
한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B씨 역시 양씨와 과거 알고 지냈고 양씨가 그를 ‘오빠’라고 불렀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한 의원에게는 자신이 만들어온 기준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생긴다.
양씨가 누군가를 ‘오빠’라고 부른 사실이 그 사람과 양씨의 특별한 관계를 의심하게 만드는 중요한 정황이라면, 자신의 보좌진에게 제기된 같은 증언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반대로 자신의 보좌진에게는 “‘오빠’라는 호칭만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면, 그 기준은 김 후보자와 민주당 인사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하지 않겠는가.
남의 ‘오빠’와 내 사람의 ‘오빠’에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돼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한 의원의 의혹 제기 방식과 관련해서는 공개 자료의 선택성 문제도 제기돼 왔다.
주간경향은 한 의원이 공개한 관련 자료에서 민주당 인사들의 이름과 관계는 적극적으로 공개된 반면 윤석열 대선캠프 임명장이나 원희룡 측 인맥 등 다른 정치권 관련 내용은 같은 방식으로 부각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 자료를 둘러싸고도 원문과 공개본을 비교했을 때 일부 문장이 빠지거나 발언 위치가 달라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물론 이것 역시 각각의 자료와 공개 경위에 대한 한 의원 측 설명을 들어봐야 한다.
그러나 한 의원이 김 후보자와 민주당 인사들을 상대로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의혹 제기 방식과 의원실 관계자에게 새롭게 제기된 내용에 대해서도 설명할 필요성은 커졌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한 의원실 B씨가 양씨와 부적절한 관계였느냐가 아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 그런 결론을 내릴 근거는 없다.
오히려 이번 보도가 던진 질문은 한 의원 자신을 향한다.
‘오빠가 본질’이라고 했던 그 기준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가.
김 후보자 관련 의혹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양씨의 민원이 관계기관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됐는지, 신약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 대가성이 존재했는지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실제 불법이나 특혜가 확인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과 ‘오빠’라는 호칭은 별개의 문제다.
양씨가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관계의 성격을 확대해석해서도 안 되고, 한 의원실 B씨를 ‘오빠’라고 불렀다는 증언만으로 B씨에게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씌워서도 안 된다.
같은 기준이어야 한다.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범위에서 한 의원이 B씨와 양씨의 과거 친분을 다룬 이번 보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내놓은 별도의 설명이나 반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의원은 오늘도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자신의 의원실을 향해 돌아온 질문에도 답할 차례다.
남을 향해 던질 때는 “오빠가 본질”이었다.
이번에는 그 ‘오빠’라는 단어가 자신의 의원실 앞에 놓였다.
한 의원이 자신이 세운 기준을 이번에는 어떻게 설명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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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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