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네팔 대홍수 한국인 9명 여전히 연락 두절…숙소 유실, 고립 9명은 구조

[천지인뉴스] 네팔 대홍수 한국인 9명 여전히 연락 두절…숙소 유실, 고립 9명은 구조

정범규 기자

연락 두절 한국인 9명 수색 계속…머물던 것으로 추정되는 숙소·사무실 유실

고립 한국인 10명 중 9명 네팔군 헬기로 구조…현장소장 1명은 현지 직원 위해 잔류

정부 KC-330 수송기 투입 결정…대홍수 사망자 389명까지 늘어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덮친 대규모 홍수로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의 소재가 28일 오전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별도로 홍수 피해지역에 고립됐던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네팔군 헬기로 무사히 구조됐다.

하지만 연락 두절 상태인 한국인들이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숙소와 사무실 건물이 홍수에 유실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정부와 현지 구조당국은 이들의 소재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모두 9명이다.

이들은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현지 공관은 연락 두절자들이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숙소와 사무실 건물이 이번 홍수로 유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이들의 생사 여부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통신망과 도로가 광범위하게 파괴된 상황인 만큼 현 단계에서는 ‘사망’으로 단정해서는 안 되며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상태는 여전히 ‘연락 두절’이다.

정부와 네팔 당국의 수색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희망적인 소식도 전해졌다.

같은 지역에 고립돼 있던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10명 가운데 9명이 27일 네팔군 헬기를 통해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네팔인 등 외국인 직원 약 200명과 함께 도로가 끊긴 지역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조된 한국인들은 28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로 이동할 예정이다.

나머지 한국인 1명은 현장소장으로 현지 직원들의 구조를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소장은 자신만 먼저 빠져나오지 않고 함께 고립된 현지 직원들이 구조될 때까지 남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네팔 한국대사관 직원들도 현장에 남아 구조 상황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대응도 확대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네팔 홍수 관련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과잉 대응이란 없다는 자세로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정부는 현지 수색과 구조, 우리 국민의 귀국 지원 등을 위해 공군의 KC-330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해외긴급구호대 파견도 검토되고 있다.

외교부와 소방청, 경찰청 관계자들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해 현지 상황 파악과 구조 지원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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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회사는 국내에서 약 40명 규모의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있으며 정연인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한 7~8명 규모의 현장대응팀을 네팔에 급파했다.

대응팀은 28일 새벽 한국시간으로 네팔 현지에 도착해 직원 구조와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재난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네팔 경찰은 27일 오후까지 이번 홍수로 359명이 숨지고 910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다.

28일 새벽 들어 현지 경찰을 인용한 보도에서는 네팔의 사망자가 389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티베트에서도 사망자와 수백 명의 실종자가 발생해 네팔과 티베트를 합친 인명피해는 더욱 크다.

이번 재난은 국제적인 참사로 번지고 있다.

네팔 관광당국에 따르면 네팔과 티베트에서 실종된 관광객 가운데 상당수가 외국인이다.

인도와 중국뿐 아니라 미국,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영국, 호주, 캐나다, 한국 등 여러 국가의 국민이 실종자 명단에 포함돼 각국 정부가 자국민 수색에 나섰다.

홍수 발생 원인도 점차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초기에는 지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현재는 히말라야의 거대한 빙하 일부가 붕괴하면서 얼음과 암석, 토사가 계곡으로 쏟아졌고 이것이 엄청난 규모의 돌발 홍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처음 지진으로 관측됐던 진동 역시 빙하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재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네팔과 중국 당국은 홍수 이후 산악지역에 새롭게 형성된 자연 댐과 호수가 붕괴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빙하와 토석이 강을 막으면서 물이 계속 차오르고 있으며, 이 구조물이 무너질 경우 또 다른 급류가 하류를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조대 역시 2차 재난 위험 속에서 수색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참사는 히말라야 지역에서 커지고 있는 기후위기의 위험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빙하의 융해와 산악지형의 불안정을 가속하면서 빙하 붕괴와 빙하호 범람 같은 대형 재난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지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거대한 기후위기 담론보다 연락이 끊긴 국민 9명을 찾는 일이다.

숙소가 유실됐다는 사실은 가족들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고립됐던 한국인 9명이 헬기를 통해 무사히 구조됐다는 사실 역시 극한의 재난 현장에서도 구조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군 수송기와 신속대응팀을 투입한 만큼 네팔 정부와 군·경찰, 현지 구조당국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연락 두절자들의 소재를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서 위기에 처한 국민을 끝까지 찾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네팔 히말라야의 거대한 흙더미 아래에서 지금도 수많은 가족이 생존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아홉 가족이 같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수색이 끝날 때까지 국가는 포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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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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