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 제주서 입적…장례는 ‘종교·시민사회장’ 엄수

[천지인뉴스]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 제주서 입적…장례는 ‘종교·시민사회장’ 엄수

정범규 기자

서울 강남구 봉은사 주지를 지낸 명진스님이 제주 바다에서 프리다이빙 연습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해 입적했다.

대한불교조계종과 불교계 등에 따르면 명진스님의 법구는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울 봉은사로 운구될 예정이며, 조계종과 법주사, 시민사회단체가 합동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분향소는 봉은사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오는 25일 엄수될 예정인 가운데 경찰은 특별한 범죄 혐의점이 없어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불교계의 대표적 실천승이자 봉은사 주지를 지낸 명진스님이 제주 해상에서 불의의 사고로 입적했다. 명진스님은 제주 서귀포시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프리다이빙 연습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 직후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회생하지 못했다. 경찰은 현장 정황 및 법구 상태 조사 결과 특별한 외상이 없고 범죄 혐의점도 찾아볼 수 없어 부검을 진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195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명진스님은 1969년 해인사 백련암으로 출가해 1974년 사미계를 받으며 스님의 길을 걸었다. 이후 제11대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과 중앙종회 부의장 등 종단 내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 강남구 봉은사 주지를 맡아 대중 교화와 불교 개혁에 힘썼다. 스님은 젊은 시절 베트남전 참전 이력이 있으며, 이명박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민간인 사찰을 당하는 등 한국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도 사회 정의와 개혁을 향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명진스님은 봉은사 주지 시절부터 종단 집행부와 권력층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오다 총무원과의 갈등 끝에 2017년 조계종으로부터 승적 박탈(제적)이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스님은 이에 불복해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명진스님의 손을 들어주며 징계의 부당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초 조계종과 명진스님이 서로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기로 합의하면서 긴 법정 공방이 일단락되었고, 명진스님은 승적을 공식 회복했다.

승적 회복 이후에도 명진스님은 종단과 사회를 향한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제38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종단 내부의 세력 다툼과 과거사 폭로전이 격화되자, 현행 선거 제도가 가진 근본적인 폐단을 지적하며 추대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등 마지막까지 불교계의 자정과 쇄신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 소식에 조계종은 출가 본사인 법주사, 제주 남선사, 그리고 스님과 함께 뜻을 모았던 시민사회단체들과 뜻을 모아 합동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장례는 불교 종단과 시민사회가 함께 뜻을 기리는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된다. 유가족 동의 등 관련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법구는 서울 봉은사로 운구되며, 봉은사에 마련될 분향소에서 각계의 조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영결식은 오는 25일 치러질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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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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