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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뉴스] 수장 없이 문 연 중수청…윤호중 “준비 66~67%, 송구하다”

[천지인뉴스] 수장 없이 문 연 중수청…윤호중 “준비 66~67%, 송구하다”

정범규 기자

검찰청 폐지와 함께 지난 2일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 직후부터 조직과 인력, 수사 기반시설을 둘러싼 준비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초대 청장 공석과 낮은 인력 충원율, 전산망과 유치장 등 수사 기반시설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중수청 전체 정원은 2,874명이지만 출범 당시 임용 인원은 1,900명으로 충원율은 66.1% 수준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국감에서 현재 준비 정도를 “66~67%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전체 인력 가운데 1,837명은 기존 검찰에서 특례임용됐으며 정부는 앞으로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등 경력자를 추가로 채용하고 내년도 신규채용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초대 중수청장 공석도 국감의 핵심 쟁점이 됐다. 윤 장관은 중수청 출범 전에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까지 마무리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수장 없이 기관을 출범시킨 데 대해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인 김지용 변호사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다.

국정감사에서는 중수청이 정상적인 수사기관으로 기능하기 위한 기본 시설이 충분히 준비됐느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중수청은 자체 유치장을 갖추지 못해 경찰서 유치장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국 6개 지방중수청이 이용하도록 지정된 경찰서 유치장은 8곳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조직범죄 수사 과정에서 다수의 피의자를 동시에 체포할 경우 수용 공간과 이동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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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정보시스템 연계와 수사 장비 문제도 국감에서 거론됐다. 특히 일부 지방청의 인력 충원율이 60%에 미치지 못하고 아동·청소년 성폭력 사건 수사에 필요한 영상녹화 시설 등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청장과 유치장, 전산망, 필요한 인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중수청을 이른바 ‘4무 중수청’이라고 비판했다. 수사 지연과 혼선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과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여당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70여 년 만에 형사사법체계가 크게 바뀌는 만큼 국민의 인권 보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중수청 지휘부의 인적 구성도 검증 대상에 올랐다.

중수청 차장과 지방청장 등 1급 수사관 7명은 검사 출신 4명과 판사 출신 3명으로 구성됐다. 경찰 출신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수사기관의 인적 구성이 기존 법조계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윤 장관은 1급 수사관이 경찰의 치안정감급에 해당하고 60세 정년이 적용돼 현직 경찰 고위간부에게 전직을 요구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으로 전체 정원의 약 15%를 경찰 출신과 변호사, 법률가, 회계사 등 경력경쟁채용을 통해 충원하고 약 10%는 내년도 신규채용을 위해 남겨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 인력에 대한 특례임용 역시 내년 4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국감에서 확인된 문제는 검찰청 폐지의 옳고 그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한 기관에 집중됐던 권한을 나눠 상호 견제하도록 하는 데 있다면, 새로 만들어진 중수청이 실제로 그 취지에 맞게 작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역시 개혁의 중요한 과정이다.

검찰청이라는 간판을 내리고 중수청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다는 것만으로 형사사법 개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은 국민의 신체를 구속하고 압수수색을 하는 등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충분한 전문인력과 수사시설, 전산체계뿐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과 인권 보호 장치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특히 기존 검찰에서 넘어온 인력이 중수청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초기 구조는 앞으로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문성을 배제해서도 안 되지만 새로운 기관이 과거 검찰의 조직문화와 수사 관행을 그대로 옮겨놓는 결과가 돼서도 안 된다.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금융·디지털 범죄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을 균형 있게 충원해 중수청만의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부가 검찰개혁의 속도를 강조했다면 이제부터는 완성도를 보여줘야 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제도의 명분만큼 중요한 것은 국민이 실제 형사사법 현장에서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준비 부족으로 수사가 지연되고 범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한다면 개혁의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윤 장관이 준비 수준을 66~67%라고 직접 밝힌 만큼 나머지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채울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초대 청장 인선과 인력 충원, 전산망 구축, 유치시설 확보와 수사 장비 보완까지 하나씩 점검해야 한다. 동시에 국회가 요구하는 조직과 인력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새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줄여야 한다.

검찰청 폐지는 검찰개혁의 끝이 아니다.

중수청이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수사기관으로 자리 잡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면서 중대범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평가도 가능해진다. 이제 정부가 보여줘야 할 것은 개혁의 속도가 아니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제도의 완성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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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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