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인뉴스] 한동훈 ‘검찰 캐비닛’ 논란 확산…김승원 기소유예, 계엄 전부터 검토됐다
[천지인뉴스] 한동훈 ‘검찰 캐비닛’ 논란 확산…김승원 기소유예, 계엄 전부터 검토됐다
정범규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공개한 검찰 수사자료의 출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의원이 검찰의 김 후보자 기소 방침이 12·3 비상계엄 이후 뒤집혔다는 취지로 외압 의혹을 제기해왔지만, 검찰이 계엄 이전부터 기소유예 방안을 검토한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의원이 공개한 기소계획서 등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검찰 내부자료라며 이른바 ‘검찰 캐비닛’ 자료의 정치적 활용 여부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후보자 개인의 적격성 문제를 넘어 검찰 수사자료 유출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최근 김 후보자와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 사이의 녹취와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서울서부지검이 김 후보자를 기소하고 징역형을 구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잇달아 공개했다.
한 의원은 검찰이 김 후보자를 기소하고 징역형을 구형하는 방안을 보고했음에도 12·3 비상계엄 이후 기소유예로 결론이 바뀌었다는 점을 들어 외압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9일 확인된 당시 검찰의 사건 처리 경과는 한 의원의 주장과 다른 부분이 있다.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은 2024년 8월 김 후보자를 조사한 뒤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기소해 징역 8개월을 구형하는 방안을 대검찰청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검은 약속 금액이 1천만원 미만인 알선뇌물약속 사건의 기존 기소 사례 등을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수사팀은 유사 판례와 처분 사례 등을 검토한 뒤 같은 해 9월 기소유예를 선택지에 추가한 보고서를 대검에 다시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12·3 비상계엄보다 약 석 달 앞선 시점이다.
당시 검찰 지휘부 인사도 주목할 대목이다.
2024년 9월 이원석 검찰총장 임기가 끝난 뒤 심우정 총장이 취임했고, 대검 차장에는 이진동 대구고검장, 반부패부장에는 구승모 광주고검 차장이 보임됐다.
당시 이들 인사는 오히려 검찰 지휘부의 ‘친윤 색채’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진동 당시 대검 차장은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 등으로 ‘친윤 검사’로 분류됐으며, 구승모 당시 반부패부장 역시 검찰 내부에서 윤석열 라인으로 평가받았던 인사다.
최종 처분 과정에서는 관련 사건의 법원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2024년 12월 19일 제넨셀 창업자 강모 씨 사건 1심 재판부는 양씨가 김 후보자에게 신속한 처리를 부탁한 사실만으로 정식 심사 절차를 생략하거나 다른 업체보다 우선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강씨 측이 양씨 회사의 전환사채를 인수한 것이 임상시험 승인 알선의 대가였다는 검찰 주장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관련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수사팀은 김 후보자에 대해 기소유예를 1안, 불구속 기소를 2안으로 검토했고 2024년 12월 27일 최종적으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다만 기소유예는 무혐의 처분과 달리 혐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김 후보자는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검찰 판단 자체를 부인하며 기소유예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논란의 또 다른 축은 한 의원이 이 같은 검찰 내부자료를 어떻게 확보했느냐는 것이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MBC 라디오에서 한 의원이 공개한 기소계획서와 관련해 법무부에 확인한 결과 외부로 나가지 않는 자료라고 주장하며 출처가 검찰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김 의원의 주장으로, 현재 수사 등을 통해 자료의 구체적인 유출 경로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날 전북도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내부 협력자 없이는 확보하기 어려운 자료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민주당은 앞서 한 의원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고발한 상태다. 민주당 조계원 대변인도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와 수사자료의 입수 경위를 밝히라며 이를 ‘캐비닛 정치’라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검찰로부터 자료를 받았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날 김민석 대표의 주장에 대해 자신은 해당 자료를 검찰에서 받은 사실이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한 의원 측은 관련 자료가 공익제보 등을 통해 확보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검찰이 한 의원에게 수사자료를 유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자체에 대한 검증도 별개로 계속돼야 한다.
9일에는 브로커 양씨가 김 후보자의 의원실 관계자를 통해 임상시험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공익제보자 의견서가 공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당시 의원실에서 해당 사안에 관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국민의힘 역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청탁 의혹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두 문제를 동시에 검증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 김 후보자의 당시 민원 전달과 후원금 약속 의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적절했는지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검증돼야 한다. 동시에 수사기관 내부에서만 다뤄지는 자료가 실제 외부로 유출돼 정치적으로 활용됐다면 그 경위 역시 규명 대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김승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15일 열기로 의결했다. 여야는 한동훈 의원을 비롯한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를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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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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