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지인뉴스] 28세 하청노동자 끼임 사망 HL만도, 본사까지 2차 압수수색…중대재해법 정조준

[천지인뉴스] 28세 하청노동자 끼임 사망 HL만도, 본사까지 2차 압수수색…중대재해법 정조준

정범규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HL만도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20대 하청노동자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 노동당국이 두 번째 강제수사에 나섰다. 사고 발생 이후 평택공장에 이어 이번에는 판교 본사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여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22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고 김승모 씨가 고장 난 부품 가공 기계를 점검하던 중 기계와 벽 사이에 끼여 숨졌다. 당시 김씨의 나이는 28세였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김씨가 기계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HL만도 소속 직원이 기계를 시운전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사고 한 건의 직접적인 원인을 넘어 회사가 끼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마련했는지,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 특히 과거 사업장에서도 끼임 사고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재발 방지 의무 이행 여부 역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기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은 14일 HL만도 판교 본사와 평택공장 등에 노동감독관 약 20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당국은 관계자 PC를 비롯한 증거자료를 확보해 사고 당시 안전조치와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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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수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와 노동당국은 지난 8월 7일 HL만도 평택사업장과 김씨가 소속됐던 협력업체 등을 상대로 첫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당시 수사관과 근로감독관 등 31명이 투입돼 약 14시간40분 동안 현장 안전관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사고는 지난 7월 22일 낮 12시50분께 발생했다.

김씨는 고장 난 부품 가공 기계 내부를 점검하던 중 기계가 작동하면서 상반신이 기계와 벽 사이에 끼였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사고 이후 현장의 안전관리 방식과 작업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노조와 대책위원회 측은 사고 당시 작업 중임을 알리는 표지판과 기계 불시 가동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다만 이 같은 세부적인 안전조치 미비 여부와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최종 확인돼야 한다.

수사는 이미 경영책임자에게까지 확대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8월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HL만도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불법파견 의혹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은 당시 외주 하청노동자들이 작업을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며 고용 형태와 안전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과거 유사 사고 이후 재발 방지 조치가 충분했는지도 관심사다.

대책위원회가 공개한 자료 등에 따르면 2023년 HL만도 미국 조지아공장에서도 한국인 노동자가 기계를 정비하던 중 설비가 작동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평택공장에서도 2016년 유사 설비 보수작업 과정에서 노동자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책위는 국내외에서 정비 작업 중 설비가 갑자기 작동하는 유형의 사고가 반복됐다며 회사 차원의 재발방지 체계가 실제 작동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HL만도 측의 법적 책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경영책임자를 곧바로 처벌하는 구조가 아니다. 경영책임자가 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을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유족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유족과 대책위원회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노동부 장관 면담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도 들어갔다.

한 청년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뒤 두 달 가까이 흘렀다.

이제 수사가 밝혀야 할 것은 사고 순간의 직접적인 원인뿐만이 아니다. 반복되는 위험이 사전에 파악됐는지, 파악됐다면 충분한 예방조치가 취해졌는지, 현장의 안전관리체계가 문서에만 존재했는지 실제 작업 과정에서도 작동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동당국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두 차례의 압수수색을 거친 수사가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 반복된 끼임 사고의 구조적 원인까지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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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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