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신약 허가기간 240일로 단축…K-바이오 규제 혁신 본격화 [천지인뉴스]
식약처, 신약 허가기간 240일로 단축…K-바이오 규제 혁신 본격화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 식약처가 신약·바이오시밀러·신기술 의료기기 허가 심사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 허가 목표 기간을 240일 수준으로 단축하고 동시·병렬 심사 체계를 도입한다.
- 정부는 환자 치료 접근성과 K-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첨단 의료기기 허가 심사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본다. 복잡하고 긴 심사 절차로 지적받아 온 국내 의료제품 허가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신약 출시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글로벌 바이오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신약·바이오시밀러·신기술 의료기기의 신속한 허가·심사를 위한 ‘의료제품 허가·심사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지침을 오는 6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대통령 주재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바이오헬스 규제 혁신의 후속 정책 성격이 강하다.
핵심은 허가 심사 기간을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있다.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전제로 신약 허가 목표 기간을 240일 수준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허가·심사 인력 195명을 신규 채용하고, 기존 순차 심사 방식에서 벗어나 동시·병렬 심사 체계로 전환한다.
지금까지는 제한된 인력이 방대한 자료를 순차적으로 검토하면서 허가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자료 보완 요청도 후반부에 한꺼번에 전달돼 기업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상당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품질·안전성·유효성 등 분야별 전담팀이 동시에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수시 검토·보완 체계’가 새롭게 도입되면서 기업들은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보완 의견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존 의약품 허가 절차에서는 접수 후 87일이 지나야 첫 보완 의견이 전달됐지만, 앞으로는 25일 차부터 분야별 검토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의료기기도 기존 65일에서 25일 수준으로 앞당겨진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기업들이 보완 사항을 조기에 파악하고 자료를 신속하게 제출할 수 있어 전체 허가 기간 단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혁신안은 단순한 속도 경쟁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식약처는 허가 신청 이전 단계부터 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전주기 규제지원’ 체계도 함께 구축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것이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 제도다.
기존에는 기업이 문의하면 단발성 상담 정도만 제공됐지만, 앞으로는 최소 두 차례 이상의 공식 대면회의를 통해 허가 전략과 자료 준비 상황 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허가자료 준비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류와 누락 문제를 줄이기 위한 체크리스트도 새롭게 제공된다.
여기에는 품질관리(GMP), 임상시험(GCP), 위해성관리계획(RMP) 등 분야별 필수 확인 사항과 보완 요청이 자주 발생하는 항목들이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국내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기술력은 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허가 체계와 행정 절차가 글로벌 경쟁력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미국 FDA나 유럽 EMA에 비해 심사 속도와 기업 소통 체계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정부 역시 바이오헬스를 반도체·AI와 함께 차세대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심사 속도 단축 과정에서 안전성 검증이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안전성과 유효성 원칙은 유지한 상태에서 심사 체계를 효율화하는 것”이라며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과학적 검증 체계”라고 설명했다.
실제 바이오·의료산업 특성상 신속 허가 확대와 안전성 검증 사이 균형은 세계 각국 규제기관들도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과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신속 승인 제도가 확대됐지만, 동시에 부작용 관리와 사후 감시 체계 중요성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혁신안을 계기로 국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와 첨단 의료기기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규제 혁신이 산업 성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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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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