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잠실7동 투표소 앞 오후까지 밤샘 대치 지속… ‘투표함 반출 저지’ 시위대와 선관위 충돌 [천지인뉴스]
송파 잠실7동 투표소 앞 오후까지 밤샘 대치 지속… ‘투표함 반출 저지’ 시위대와 선관위 충돌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현장에서 투표함 반출을 막아서는 시위대와 선관위 간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이 현장을 찾아 공식 사과와 함께 개표 협조를 구했으나,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극우 인사의 합세로 현장의 물리적 충돌과 과열 양상이 심화됐다.
보수 야당의 ‘선거 무효’ 공세가 자당 소속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으로 딜레마에 착착 감기는 가운데, 미반출된 투표함 2개가 개표의 마지막 변수로 부상하며 대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3 지방선거 당일 서울 도심 한복판을 뒤흔든 투표용지 고갈 사태의 여파가 다음 날까지 가라앉지 않은 채 폭력적인 대치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본투표일이었던 3일 심각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우성아파트 경로당) 앞은 투표 종료 이후부터 4일 오후 현재까지도 투표함 반출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 간의 날 선 대치가 한 치의 양보 없이 계속되는 중이다. 정오를 넘어선 시점에도 현장에는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 200여 명이 몰려들어 투표소의 정문과 후문을 전면 봉쇄한 채 선관위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다. 이들은 “부정선거”, “선관위 해체”, “개표 중단” 등의 구호를 연호하며 거센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국가 선거 행정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현장의 단면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선관위 고위 관계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진화에 나섰으나 격앙된 시위대의 반발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전 10시 40분쯤 현장을 방문한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은 시위대를 향해 서울시 선관위를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하며, 당선인이 정상적으로 결정되어야 선거 효력에 대한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고 부정선거 여부에 대한 사법적 판단도 가능하다며 개표를 위한 투표함 이송 협조를 간곡히 구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사과를 거부하고 “재선거”를 연호하며 강력하게 반발했고, 이후 현장을 벗어나려는 김 사무처장 등 선관위 직원들을 막아서며 10여 분간 격렬한 밀치기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일촉즉발의 충돌 상황까지 발생했다.
특히 현장에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지낸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합류하면서 시위대의 분위기는 한층 더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황 대표는 시위대와 전면에 서서 투표소 진입을 시도하며 “문 열어”라는 연호를 주도했고, 이에 고무된 일부 시위대들은 선관위 직원들을 향해 “간첩질”이라는 극단적인 욕설을 퍼붓거나 투표소 입구 문을 주먹으로 두드리는 등 과격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황 대표는 강하게 싸워야 우리가 이긴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현장의 투쟁 동력을 자극하더니 오후 1시 30분쯤 현장을 빠져나갔으며, 남겨진 시위대들은 교대를 위해 투표소를 드나드는 경찰관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폭언을 쏟아내며 공권력을 무력화하는 무법천지 상황을 연출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전날 투표용지가 바닥나 유권자들이 몇 시간씩 대기해야 했던 서울 지역 14개 문제의 투표소 중 대표적인 곳이다. 선관위는 전날 대기표를 배부한 유권자에 한해 밤 10시까지 투표 시간을 연장하는 고육책을 썼으나, 불신이 극에 달한 시민들이 투표함 2개의 반출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면서 해당 투표함에 담긴 약 2,000명의 표심은 아직 개표소로 향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참정권 침해를 이유로 ‘서울 선거 전면 무효’를 외치다가 자당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으로 스탠스 정리에 고심하는 딜레마 속에서도, 현장의 불복 수위는 진영 논리와 결합해 더욱 완강해지는 모양새다. 현재 서울시 선관위가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미반출 투표함 처리를 둘러싼 대치 국면은 당분간 장기화되며 이번 지방선거 최고의 화약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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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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